문화산업

전통문화 상품 매출 161억…‘케데헌’ 영향에 역대 최대

[사진:덕수궁 문화상품 매장 제공:국가유산진흥원 ]

지난해 궁궐과 박물관에서 판매된 전통문화 상품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콘텐츠 기반 K컬처 확산이 소비로 이어진 결과다.

3일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문화상품 브랜드 ‘케이-헤리티지(K-Heritage)’ 온·오프라인 매출은 약 1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980년 기관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매출은 최근 3년간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3년 약 110억8200만원에서 2024년 118억820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년 만에 35.5% 증가했다. 연간 매출이 100억원을 넘긴 것도 3년 연속이다.

판매 채널은 경복궁·덕수궁 등 주요 궁궐과 국립고궁박물관, 인천국제공항 매장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현장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 증가는 콘텐츠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흥행하면서 관련 이미지와 전통 소재가 결합된 상품 판매가 늘었다.

영화 속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호랑이 도자기 인형과 전통 갓 형태를 적용한 컵 등이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해당 제품군은 출시 이후 매장별 판매 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흥원 관계자는 “전통 문양과 캐릭터를 결합한 상품이 해외 관람객에게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콘텐츠 인지도가 구매로 이어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와 소비의 연결 구조는 최근 문화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음악,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층이 굿즈와 연계 상품 소비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특히 관광 공간과 결합된 판매 구조가 매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국립고궁박물관 방문객은 지난해 75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20~30% 수준이다. 현장 체험 이후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해외 행사도 영향을 미쳤다. 진흥원은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엑스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단기 행사 매출이 전체 실적 증가에 일부 반영됐다.

전통문화 상품 시장은 최근 관광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체험형 소비를 선호하면서 문화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 발표한 외래 관광객 조사에서도 기념품 구매 항목 비중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 요소가 반영된 상품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상품 기획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 유물 재현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캐릭터, 색상,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전통 요소를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현대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방식이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판매 공간 확대와 상품 다변화가 예정돼 있다. 진흥원은 국립고궁박물관 내 매장을 개편할 계획이다. 조선 왕실 유물을 활용한 신규 상품도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도 변수다. 국내 개최는 처음이다. 행사에 맞춰 세계유산을 활용한 상품 출시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도 유통 기반 확대에 나섰다. 국가유산청은 경복궁 동측 주차장 일대에 문화상품 전용 공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올해 설계비 8억원을 확보했고 설계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전통문화 상품이 기념품 수준을 넘어 콘텐츠 기반 소비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 관광 수요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콘텐츠와 결합한 상품 소비로 변화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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