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부터 아일릿까지…4월 K팝, 2~3일에 한 팀꼴로

4월 K팝 시장이 모처럼 거대한 ‘컴백 대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기획사 간 맞대결은 물론, 장수 그룹의 귀환과 신인 데뷔, 솔로 복귀까지 한 달 안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그야말로 숨 돌릴 틈 없는 복귀 시즌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불거진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 재개 이슈가 워낙 강력했던 만큼, 그 직격을 피하면서도 상반기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팀들이 4월에 대거 출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4월의 특징은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라인업의 결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1세대와 2세대를 지나 K팝의 중견으로 자리 잡은 팀들부터, 팬덤 확장에 나선 4세대와 5세대, 그리고 신인 그룹까지 한 무대 위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대형사 소속 주력 그룹들이 촘촘하게 복귀 일정을 배치하면서 사실상 2~3일에 한 팀꼴로 새 앨범이나 신곡이 공개되는 셈이다. 한 달 전체가 음악 방송과 온라인 화제성, 팬덤 소비가 집중되는 하나의 대형 이벤트처럼 작동하고 있다.
포문은 빅뱅 출신 탑이 열었다. 지난 3일 정규 1집 ‘다중관점’을 발표하며 무려 13년 만에 솔로 가수로 복귀했다. 그룹을 떠난 뒤 오랜 공백을 거친 그의 귀환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더욱이 태양, 지드래곤, 대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적으로 응원을 보냈다는 점은, 팀과 개인 활동의 경계가 달라진 K팝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과거의 스타가 다시 등장하는 방식 자체가 이제는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하나의 서사로 소비되고 있다.
6일에는 JYP엔터테인먼트 신인 보이그룹 킥플립과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움직였고, 8일에는 보이밴드 하츠웨이브와 걸그룹 리센느가 각각 데뷔와 컴백 대열에 합류했다. K팝 시장이 그룹 중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등장은 단순한 일정 추가가 아니라 팬덤 지형을 세분화하는 신호로 읽힌다. 기존 강자들만의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얼굴들이 시장 빈틈을 파고드는 국면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중반부부터는 대형 기획사 간 정면 승부가 본격화된다. 13일에는 하이브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가 같은 날 출격한다. 특히 TXT는 데뷔 7주년을 맞아 재계약 이후 첫 앨범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신보 발표를 넘어 팀의 다음 단계, 즉 장기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컴백하는 플레이브는 버추얼 아이돌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확인시킬지 주목된다. 이제 K팝은 실물 아이돌만의 시장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해지고 있다.
17일에는 JYP 록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돌아와 밴드 사운드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아이돌 음악의 장르적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존재는 여전히 흥미롭다. 퍼포먼스 중심 팀들 사이에서 밴드형 아이돌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확보할지 역시 4월 경쟁 구도의 중요한 변수다.
20일은 SM과 하이브가 맞붙는 날이다. 엔시티 위시는 데뷔 후 첫 정규앨범 ‘오드 투 러브’를 내놓고, 코르티스는 타이틀곡 ‘레드레드’를 선공개한다. 이어 다음달 초 새 앨범까지 연결되는 코르티스의 전략은 단발성 컴백보다는 긴 호흡의 화제성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엔시티 위시에게 첫 정규는 팀 정체성과 성장 궤도를 본격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분기점에 가깝다. 같은 날 출격이라는 점에서 두 팀은 음원과 화제성, 팬덤 반응에서 자연스럽게 비교될 가능성이 크다.
21일에는 비원에이포가 2년 만에 돌아오고, 신인 걸그룹 언차일드가 데뷔한다. 특히 비원에이포는 자체 소속사를 세운 뒤 이어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자생력과 팀 지속성의 사례로도 눈길을 끈다. 반면 언차일드는 새 얼굴이 필요한 시장의 욕구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K팝 시장이 끊임없이 신인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익숙한 이름의 귀환에도 반응하는 이중 구조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7일은 또 한 번 대형사 맞대결이 예고된 날이다. 하이브의 투어스와 JYP의 넥스지가 나란히 신보를 내고, 같은 날 QWER과 라이즈 출신 승한의 복귀까지 겹친다. 이쯤 되면 4월 K팝은 단순한 컴백 시즌이 아니라 주목도 분산을 피하기 어려운 총력전이다. 음악 자체의 경쟁뿐 아니라, 팬덤 결집력과 숏폼 확산력, 챌린지 파급력, 콘텐츠 공급량까지 모두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말에도 열기는 꺾이지 않는다. 29일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대중적 관심을 끈 박지훈이 3년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크래비티도 출격한다. 이어 30일에는 아일릿이 미니 4집 ‘마밀라피나타파이’로 4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앨범명 자체가 이미 온라인에서 화제를 낳았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음악 외적인 확산성까지 노린 전략으로 읽힌다. 여기에 르세라핌과 이채연 역시 4월 말 복귀를 예고하고 있어, 실제 시장 체감 경쟁은 기사에 잡힌 일정 이상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