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연결고리’ 이양기 대표 선임…국내 OTT 재편 속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새 대표이사로 이양기 전 CJ ENM OTT경쟁력강화TF장을 선임했다. 티빙 최고재무책임자와 웨이브 CFO를 모두 지낸 인물인 만큼,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양기 대표를 선임했다. 이 대표는 CJ ENM 사업관리담당을 거쳐 티빙 CFO와 웨이브 CFO를 지낸 미디어·재무 분야 실무형 인사로 평가된다. 앞서 CJ ENM은 지난해 티빙 출신 이양기를 웨이브에 보내며 합병 준비에 들어갔다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업계가 이 인선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대표가 티빙과 웨이브의 협업 접점을 실무에서 다뤄온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맞교환, 결합 상품 출시 등 협력 수위를 높여 왔다. CJ ENM은 지난 3월 티빙·웨이브·디즈니+를 묶은 ‘3 PACK’ 상품을 발표했고, 앞서 더블 이용권 형태의 결합 모델도 운영해왔다.
합병 자체는 이미 제도적 분수령을 넘은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CJ ENM과 티빙이 웨이브 경영에 관여하는 구조를 기업결합으로 보고 조건부 승인했고, 이후 티빙·웨이브 결합에도 요금제 유지 조건 등을 달아 승인했다. 공정위는 결합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우려해 기존 요금제를 일정 기간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티빙 주주 구조와 이해관계 조정, 합병 이후 지배구조 설계, 서비스 통합 방식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웨이브와 티빙이 별도 플랫폼으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대표 선임은 단순 인사라기보다 국내 OTT 재편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공정위가 인용한 2024년 이용자 기준 점유율에서도 넷플릭스가 33.9%로 1위였고, 티빙 21.1%, 쿠팡플레이 20.1%, 웨이브 12.4% 순이었다.
새 대표 체제에서 웨이브가 티빙과의 결합 가치를 얼마나 더 키워낼지, 또 실제 합병 논의가 어느 단계까지 진전될지가 국내 OTT 시장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