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개그맨도 ‘음악 실연자’ 시대…김준현 음실련 가입, 희극인 권리 확장 신호탄

유재석·김숙·양세형 이어 등록 행렬…무대와 방송을 넘어 음원·OTT까지, 코미디언의 음악 활동도 정당한 보상 체계 안으로

(왼쪽부터)조영수 작곡가, 개그맨 김준현. 음실련 제공

개그맨 김준현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에 정식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희극인의 음악 활동을 둘러싼 권리 인식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예능과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코미디언들이 이제는 음원 발매, 프로젝트 그룹, 공연형 콘텐츠 등으로 활동 반경을 확장하는 가운데, 이들의 음악 실연 역시 제도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음실련은 프로젝트 밴드 ‘아묻따밴드’로 활동 중인 김준현이 지난 13일 회원 등록을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가입은 같은 팀 멤버인 작곡가 조영수의 권유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김준현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과 관련해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온라인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음악 이용 보상 체계 안에서 저작인접권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개인 가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음악 실연자라는 개념은 주로 가수나 연주자 중심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예능인과 희극인 역시 음악 콘텐츠의 중요한 생산자이자 실연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속 프로젝트 그룹은 물론, 실제 음원 발매와 무대 활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축적되면서 코미디언의 음악 활동도 더 이상 일회성 이벤트로만 보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음실련에는 이미 유재석, 김숙, 조혜련, 홍현희, 윤형빈, 양세형, 유세윤 등 다수의 희극인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예능과 코미디 영역에서 출발한 이들이 음악 활동을 병행하거나 확장하면서, 실연자 권리 확보가 업계 전반의 공통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프로젝트 그룹이나 협업형 콘텐츠가 대중적 반응을 얻고, 음원이 방송을 넘어 각종 플랫폼에서 장기간 소비되는 환경이 자리 잡으면서 권리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일상화, 숏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대, 방송 콘텐츠의 재유통 증가로 음악이 활용되는 접점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한 번 공개된 곡이 여러 채널에서 반복 소비되는 구조 속에서, 실제 실연에 참여한 이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졌다.

음실련은 희극인의 음악 활동이 점차 하나의 장르적 정체성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예능에서 파생된 프로젝트 그룹이 단순 화제성을 넘어서 실제 음악 시장에서 소비되고, 공연과 음원, 온라인 콘텐츠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희극인 역시 음악 산업 생태계 안에서 실질적인 권리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김준현의 가입이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중문화 영역 간 경계가 옅어지는 이른바 ‘보더리스’ 흐름 속에서, 개그맨·배우·방송인 등 직군 구분보다 실제 콘텐츠 참여와 실연 여부가 더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이는 향후 예능인과 셀럽, 크리에이터 등 비전통적 음악 참여자들까지 권리 보호 논의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김준현의 음실련 가입은 한 명의 개그맨이 권리를 등록한 사건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의 변화된 지형을 드러내는 장면에 가깝다. 웃음을 주는 직업과 음악을 하는 행위가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 시대, 희극인의 마이크 앞 퍼포먼스 역시 정당한 실연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제도권 안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코미디언의 음악 활동이 웃음거리나 부수적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창작 노동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넓은 권리 확장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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