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한글날 100주년, 한글이 놀이가 된다…‘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 개막

한글날 100주년을 기념해 한글을 ‘읽고 쓰는 문자’가 아닌 ‘놀이의 도구’로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공동 기획전 ‘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를 마련하고, 한글과 말놀이가 일상 속에서 어떻게 창의적인 문화로 확장돼 왔는지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13일부터 8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에서 진행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26년 한글날, 즉 ‘가갸날’ 100주년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말글’과 ‘놀이’를 주제로 특별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시명 ‘가나다락’은 한글을 여는 기본 글자인 ‘가나다라’에 놀이의 즐거움을 더한 표현으로, 관람객이 한글을 낯익은 문자이자 자유로운 놀이판으로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전시장에는 문헌, 교재, 신문, 잡지 등 말글 놀이와 관련된 자료 58건 295점이 소개된다. 끝말잇기, 수수께끼, 말장난, 암호 풀이, 자모 조합 놀이 등 20여 가지 말글 놀이를 통해 한글이 지닌 소리와 모양, 조합의 특성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 글자를 이루는 체계적인 문자라는 점에서, 단순한 기록 수단을 넘어 새로운 말과 의미를 만들어내는 놀이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시의 핵심 메시지다.

전시는 한글과 다른 문자권의 놀이를 비교하는 데서 출발해, 자모의 결합 원리를 활용한 글자 만들기, 소리를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체험, 암호를 해독하는 방식의 참여형 콘텐츠 등으로 이어진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한글이 가진 무한한 놀이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자리로 소개하며, 관람객이 말글과 재치를 직접 발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동 기획은 두 기관의 성격이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한글의 문자적 가치와 변천, 활용 문화를 다뤄왔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은 생활 속 놀이와 세시풍속, 민속문화를 다루는 기관이다. 두 박물관의 협업은 한글을 박제된 문화유산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말하고 웃고 겨루며 즐겨온 생활문화의 일부로 바라보게 한다.

한글날 100주년이라는 상징성도 전시에 무게를 더한다. ‘가갸날’은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날로, 이후 오늘날의 한글날로 이어졌다. 2026년은 그 출발로부터 100년이 되는 해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보존과 기념의 대상으로만 다루지 않고, 현재의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풀고 소리 내며 즐기는 방식으로 한글문화의 현재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에게도 친근한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어린이가 놀이를 통해 한글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전시 공간 ‘한글놀이터’ 등을 운영해 왔으며, 이번 기획전 역시 한글을 지식 전달의 대상이 아니라 창작과 소통의 매개로 접근한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된다. 단체 관람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10명 이상 30명 이하로 신청할 수 있고, 관람 일주일 전까지 문의해야 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별도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고 있다.

‘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는 한글을 엄숙한 기념의 언어가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놀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로 풀어낸다. 한글날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이번 전시는 한글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글이 어떻게 웃음과 상상력, 소통의 놀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전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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