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가짜 인증’ 확산…영수증·계좌 화면까지 SNS 과시 도구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허위 영수증과 가짜 계좌 인증 화면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SNS 과시 문화가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실제로 소비하지 않았는데도 고가 식당 방문이나 명품 구매, 자산 보유를 꾸며내는 이른바 ‘가짜 플렉스’가 손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기술 업계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앱 마켓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수증 이미지나 금융 관련 화면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 편집 기술이 있어야 가능했던 문서 조작이 이제는 누구나 모바일 환경에서 간단히 시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서비스는 사용 방식도 단순하다. 상호명과 날짜, 금액 등 몇 가지 항목만 입력하면 유명 식당 결제 내역이나 명품 구매 영수증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생성된다. 일부는 계좌 잔액 인증 화면이나 급여명세서, 차량 계약서처럼 보이는 문서까지 만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결과물이 생각보다 정교하다는 점이다. 최신 AI 이미지 생성 기술은 종이 영수증의 질감이나 인쇄 흔적, 서명 형태, 각종 번호 체계까지 그럴듯하게 재현해내면서 일반 이용자가 단순히 화면만 보고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고물가와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SNS 과시 심리가 결합해 나타난 왜곡된 문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현실의 결핍을 가상 공간에서 보상받으려는 욕구가 커진 가운데, AI가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소비나 경험 없이도 화려한 삶을 연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보여지는 부와 현실 사이의 간극도 더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허구의 자아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자기연출이라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가짜 인증’이 단순한 과시를 넘어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고 거래에서 위조된 구매 영수증을 제시해 가품을 정품처럼 속이거나, 구매 시점과 가격을 조작해 더 비싸게 판매하려는 시도에 활용될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플랫폼 업계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거래나 리뷰 서비스 운영자들은 비슷한 구도의 사진이 반복되거나 메모 내용만 바뀐 형태의 인증 자료가 올라오는 경우 AI 조작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안전결제를 거부하고 계좌이체만 유도하는 거래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허위 리뷰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AI나 편집 도구로 조작한 영수증을 활용해 실제 방문하지 않은 업소에 리뷰를 남기는 행위를 심각한 어뷰징으로 보고 제재 방침을 강화하고 있다. 적발될 경우 리뷰 비공개 처리뿐 아니라 작성 권한 제한 같은 조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AI 기술의 발전은 편의성과 창작 가능성을 넓히는 동시에,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리는 새로운 사회적 과제도 함께 던지고 있다. SNS 속 화려한 인증이 반드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 허위 연출이 타인을 속이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