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두쫀쿠 열풍, 반갑지만 마냥 웃을 일은 아니다

[유튜브, 두쫀쿠 영상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베이킹 재료를 사러 갔다가 뜻밖의 현실을 마주했다. 꼭 필요했던 화이트 커버처 초콜릿이 보이지 않았고, 다른 가게와 대형마트를 돌아봐도 상황은 비슷했다. 온라인몰까지 확인해보니 품절이 이어졌고, 남아 있는 상품은 가격이 크게 올라 있었다. 취미로 오래 베이킹을 해왔지만 기본 재료를 이 정도로 구하지 못한 적은 드물었다.

원인을 찾아보니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 열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화이트 초콜릿,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카다이프 같은 재료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제과업계와 일반 소비자 모두가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 디저트를 만들지 않는 카페나 베이커리 업장들까지 기본 재료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 디저트 유행이 빠르게 번지는 일은 새롭지 않다. 한 시기마다 특정 메뉴가 큰 화제를 모으고, SNS를 중심으로 인증 문화가 형성되며 소비가 급증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뚱카롱, 대만 카스테라, 소금빵, 탕후루 등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두쫀쿠 역시 그 연장선에 있지만, 최근의 확산 속도와 재료 수급 불안은 이전보다 더 강한 쏠림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배경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디저트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비 품목이다. 큰 지출이 부담스러운 시대에, 자신에게 주는 작은 보상처럼 받아들여지기 쉽다. 여기에 빠른 정보 확산 구조, SNS 중심의 유행 문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겹치면서 특정 디저트가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문제는 유행 그 자체보다 그 후유증이다. 특정 품목에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면 원재료 가격이 뛰고, 그 여파는 해당 디저트와 상관없는 다른 업장과 소비자에게까지 번질 수 있다. 재료값이 올라가면 결국 전체 디저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한때의 유행이 시장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새로운 메뉴가 주목받고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일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다만 지금처럼 과열된 소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실제로 화제에 이끌려 구매했다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SNS에서 커진 이미지와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열기는 예상보다 빨리 식을 수 있다.

더 걱정되는 건 유행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 흔적이다. 급등한 재료값은 쉽게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고, 시장에는 과잉 기대와 피로감이 함께 남는다. 소비자도, 업계도, 결국은 모두 부담을 떠안게 된다.

디저트는 원래 작은 즐거움이어야 한다. 피로한 일상 속에서 기분을 환기해주고, 잠깐의 만족을 주는 존재면 충분하다. 그런데 지금처럼 과열된 유행 속에서는 그 즐거움보다 조급함과 과시, 쏠림 현상이 더 앞서는 듯하다.

디저트 시장이 오래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한 메뉴에 모든 관심이 몰리는 방식보다, 다양한 취향과 선택지가 공존하는 흐름이 필요하다. 두쫀쿠 역시 그런 환경 속에서 사랑받을 때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열기가 아니라, 조금은 차분해진 관심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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