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중문화

냉동했다 먹으면 혈당 덜 오른다…빵·밥 ‘저항성 전분’ 효과 확인

[제과점에 다양한 빵이 진열되어 있다. 출처:플리커]

흰 빵이나 쌀밥을 냉동했다가 다시 섭취하면 혈당 상승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조리 후 냉각·냉동 과정에서 생성되는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 소화 속도를 늦추고 포도당 흡수를 완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제 탄수화물은 일반적으로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품으로 분류된다. 밀가루나 흰쌀처럼 식이섬유가 제거된 탄수화물은 소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고, 반복될 경우 체중 증가와 제2형 당뇨병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지적돼 왔다.

최근 연구는 이러한 탄수화물의 ‘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전분은 가열된 뒤 식거나 냉동되는 과정에서 분자 배열이 다시 정렬되는 ‘역행(retrogradation)’ 과정을 거친다. 이때 일부 전분이 소화 효소에 잘 분해되지 않는 형태로 바뀌는데, 이를 저항성 전분이라고 한다.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026년 1월 보도에서 “빵과 파스타, 쌀밥을 냉동 후 섭취하면 혈당 반응을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은 저항성 전분 형성과 관련된 여러 영양학 연구를 기반으로 소개됐다.

구체적인 실험 결과도 있다. 2024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저항성 전분을 포함한 식단을 8주간 유지한 참가자들이 대조군보다 평균 2.7㎏ 더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저항성 전분이 포만감을 높이고 총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혈당 반응과 관련한 연구도 축적돼 있다. ‘유럽 임상의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동일한 빵이라도 냉동 후 해동해 섭취했을 때 혈당 상승 폭이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냉각 과정에서 전분 구조가 변화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쌀밥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2022년 발표된 식품영양학 연구에서는 갓 지은 밥보다 식혔다가 다시 데운 밥의 혈당 상승률이 약 30% 낮게 측정됐다. 이 역시 전분의 재결정화 과정에서 저항성 전분 비율이 증가한 결과로 해석됐다.

이러한 효과는 조리와 보관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전분이 충분히 재배열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냉동의 경우 최소 12시간 이상 보관한 뒤 해동해 섭취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냉장 보관 후 재가열하는 방식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저항성 전분은 식이섬유와 유사한 역할도 한다.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면서 단쇄지방산을 생성하고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돼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슐린 민감성 개선과 연관 가능성도 제시됐다.

다만 효과를 과장해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항성 전분이 생성되더라도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섭취는 여전히 혈당 상승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영양학계에서는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과 식이섬유 중심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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