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나도 묶인다”…송가인 연예기획사 ‘장기 계약 구조’ 폭로

가수 송가인이 과거 소속사 계약 갈등을 공개하면서 연예인 전속계약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계약 기간 제한 이후에도 활동 제약이 이어지는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송가인은 26일 공개된 영상에서 “나는 계약이 끝나 나왔지만, 안성훈은 장기 계약으로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계약 종료 여부와 실제 활동 자유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취지다.
이 같은 문제는 연예계에서 반복돼 왔다. 2009년 동방신기 일부 멤버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당시 법원은 과도한 장기 계약과 불공정 조항 문제를 인정하며 독자 활동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판단했다.
이 사건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속계약 기간을 최대 7년으로 제한하는 표준계약서를 도입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 규제에도 불구하고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 분쟁의 핵심은 기간이 아니라 계약 구조에 있다. 전속계약은 연예인이 특정 기획사에 독점적으로 활동을 맡기고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로 설계된다. 수익은 기획사가 먼저 수령한 뒤 비용을 공제하고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정산, 비용 처리, 위약금 조건이 갈등의 중심이 된다. 과거 사례에서는 계약 해지 시 투자금의 수배를 배상하도록 한 조항이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법률적으로도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대법원은 전속계약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획사와 연예인 간 신뢰 관계가 전제돼야 하며, 정산 불이행 등으로 신뢰가 깨질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현실에서 이 기준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산 내역 공개 여부, 활동 제한 정도, 투자금 규모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분쟁이 장기화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조정으로 해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가수 강다니엘은 소속사와의 분쟁에서 법원 가처분 이후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중재를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이 소송을 취하하고 활동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처럼 연예계 분쟁은 소송보다 조정·합의로 종결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도 활동 제한이나 조건부 계약 종료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 자유 확보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표준계약서 도입 이후 10년 이상 장기 계약은 사실상 사라졌고, 일부 대형 기획사는 정산 시스템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반면 한계는 여전하다. 표준계약서는 권고사항에 그쳐 실제 계약에서는 부속합의서 형태로 별도 조건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 외부에서 실질 조건이 결정되는 구조다.
결국 전속계약 분쟁은 계약 기간 문제가 아니라 ‘수익·권리·통제’가 결합된 구조 문제로 이어진다. 제도 개선 이후에도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계약이 작동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