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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테 콰르텟, 결성 6년 만 첫 앨범…“이제 우리만의 시선으로”

아레테 콰르텟의 첫 앨범 ‘야나체크 & 수크’ 표지. 플래툰 제공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결성 6년 만에 첫 음반을 발표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국제 콩쿠르를 통해 실력을 입증해온 이들은 이번 앨범을 계기로 이제는 외부의 평가를 넘어 자신들만의 시선과 해석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24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앨범 ‘야나체크 & 수크’를 소개했다. 팀은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 박은중, 비올리스트 장윤선, 첼리스트 박성현으로 구성돼 있다.

2019년 9월 결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2021년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2024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여름에는 밴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팀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멤버들은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끊임없이 자신들의 위치를 확인해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제는 콩쿠르의 성과를 넘어, 스스로의 음악 세계를 본격적으로 드러낼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첼리스트 박성현은 “이번 앨범은 우리 음악을 스스로 판단해보는 첫 시도”라며 “이미 훌륭한 해석이 많은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보다,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아레테 콰르텟이 24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에서 새 앨범 수록곡인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2번 ‘비밀편지’를 연주하고 있다. 목프로덕션 제공

첫 앨범에 담긴 작품은 체코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와 요제프 수크의 곡들이다.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2번 ‘비밀편지’, 수크의 ‘옛 체코 성가 성 바츨라프에 의한 명상곡’이 수록됐다.

특히 야나체크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아레테 콰르텟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바이올리니스트 전채안은 “프라하의 봄 콩쿠르에서 처음 아레테 콰르텟 이름으로 우승했을 때, 언젠가 첫 앨범을 낸다면 꼭 이 곡을 담자고 이야기했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질투와 의심, 불화와 격정이 뒤엉킨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박성현은 이번 녹음에 대해 “우리만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조금 더 빨간색의 음악이 나온 것 같다”고 표현했다.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 팀이기에 오히려 상상력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이번 음반이 단순한 첫 결과물을 넘어 한국 현악사중주계에 작은 자산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성현은 “음반을 꼭 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현악사중주 분야를 조금이라도 더 성장시키고 싶다는 책임감 때문”이라며 “지금 당장 명반으로 평가받지 않더라도 이런 작업들이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데이터베이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 방식에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 이번 음반은 애플 자회사인 디지털 기반 레이블 플래툰과 협업해 먼저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됐고, 실물 음반은 다음 달 발매된다. 플래툰이 선보이는 첫 실물 음반이기도 하다.

박성현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클래식 음악 역시 모차르트와 베토벤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며 “다양한 현대 음악과 새로운 흐름을 담아내기 위해 디지털 기반 레이블과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레테 콰르텟은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10월에는 버르토크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를 준비하고 있으며, 슈만 서거 170주기를 맞아 그의 현악사중주를 다음 음반 레퍼토리로도 검토하고 있다.

국제 콩쿠르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성현은 “체력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커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 음악가들이 유럽 음악가들에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레테 콰르텟은 첫 앨범 발매를 기념해 전국 리사이틀 투어도 이어간다. 27일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 12월 6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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