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뮷즈’ 매출 급증…콘텐츠 화제성 타고 올해 300억 전망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가 올해 들어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맞물린 화제성까지 더해지면서 재단 설립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일시적 흥행이 장기적인 소비 기반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뮷즈’ 매출액은 약 217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12억8400만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재단이 설립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재단 측은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매출이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뮷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지역 소속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문화상품 브랜드다. 전통 유물과 미술품을 현대적인 생활 소품이나 기념품 형태로 재해석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과 맞물리며 작품 속 캐릭터와 닮은 ‘까치 호랑이 배지’가 품절되는 등 대중적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다.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역시 대표적 인기 상품으로 거론된다. 이는 박물관 상품 소비가 단순한 기념품 구매를 넘어, 대중문화와 온라인 화제성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물 그 자체의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와 이미지 소비가 판매를 좌우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구매자 수 역시 크게 늘었다. 올해 8월까지 ‘뮷즈’를 구매한 인원은 56만4381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구매자는 12만3120명으로, 2016년 2만625명과 비교하면 약 6배로 증가했다. 이는 박물관 상품 소비가 오프라인 방문객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의 전국 단위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성장세를 모두 특정 콘텐츠 효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외부 화제성이 판매를 자극한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그 이전부터 박물관 굿즈 시장 자체가 젊은 소비층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결국 이번 실적은 일시적 유행과 장기적 브랜드 구축이 겹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이런 성과가 단순한 ‘품절 마케팅’이나 순간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박물관 문화상품의 지속 가능한 소비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정 인기 상품 몇 개에 수요가 쏠릴 경우 전체 브랜드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고, 화제성이 사라진 뒤 매출이 다시 둔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뮷즈’의 성장세는 박물관이 더 이상 전시와 교육만 담당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소비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해내는 능력이 박물관 경쟁력의 한 축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단순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