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CGV, 美 극장사업 15년 만에 철수…콘텐츠 유통 전략 전환 신호

[사진:CGV 미국 홈페이지의 폐점 안내문 출처:CGV 홈페이지]

CJ CGV가 미국 극장 사업을 종료하며 북미 시장에서 철수했다. 오프라인 상영관 중심으로 추진해온 해외 확장 전략이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 환경 속에서 재편되는 흐름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CGV는 최근 로스앤젤레스(LA) 지점을 폐쇄하고 미국 내 극장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영업일은 현지시간 21일이었다. 이번 조치로 CGV는 2010년 북미 진출 이후 약 15년 만에 미국 극장 사업을 전면 종료하게 됐다.

CGV는 북미 시장에서 최대 3개 상영관을 운영하며 현지 사업을 이어왔다. 한국 영화와 아시아 콘텐츠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영 전략을 시도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운영 지속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관람 수요가 감소했다. 관객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며 수익 구조가 악화됐다.

북미 시장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확산 속도가 빠른 지역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주요 플랫폼이 콘텐츠 유통을 주도하면서 영화 소비 방식이 변화했다. 극장 중심 관람에서 스트리밍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중소 규모 극장 사업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콘텐츠 확보와 상영 경쟁력에서 대형 체인과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에서 운영 효율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CGV의 북미 철수는 개별 사업의 성과를 넘어 콘텐츠 유통 방식 변화와 맞물린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극장 개봉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OTT 플랫폼을 통한 동시 공개가 확산되고 있다.

K콘텐츠 역시 유통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동시에 공개되면서 지역별 상영망에 의존하던 방식이 축소되고 있다. 콘텐츠 접근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물리적 상영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극장의 기능도 재편되고 있다. 대형 블록버스터 중심 상영 구조가 강화되는 반면, 특정 국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상영 전략은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관람 경험을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시장이 재구성되는 양상이다.

CGV는 북미 철수와 달리 아시아 시장에서는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극장 관람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른 소비 패턴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철수를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전략 조정 과정으로 본다.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보다 플랫폼 기반 유통과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극장 산업이 사라지기보다는 역할이 축소·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영화와 이벤트성 콘텐츠 중심으로 관람 수요가 집중되고, 일반 콘텐츠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결정은 K콘텐츠 확산 방식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유통 경로와 소비 방식 변화가 산업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CGV의 북미 철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오프라인 상영관의 위치와 역할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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