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감도 82.3% ‘사상 최고’…중동·아프리카 90% 돌파, K콘텐츠가 바꾼 국가 위상

외국인의 한국 호감도가 82.3%를 기록했다. 조사 이래 최고치다. 문화에서 시작된 인식 변화가 경제·정치·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개국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10월 한 달이다. 수행은 케이스탯리서치가 맡았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호감도는 전년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78.7%에서 시작해 등락을 반복하던 흐름이 2025년 들어 최고치로 올라섰다. 2023년 저점 이후 회복세가 뚜렷하다.
국가별로 보면 격차는 분명하다.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로 94.8%를 기록했다. 이어 이집트(94.0%), 필리핀(91.4%), 튀르키예(90.2%) 순이었다. 상위권 대부분이 중동·아프리카와 일부 신흥국에 집중됐다.
이 지역의 특징은 명확하다. 문화 소비와 경제 협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에너지·방산 협력과 함께 K콘텐츠 유입이 병행되면서 국가 이미지가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화 폭에서는 태국과 영국이 두드러졌다. 태국은 9.4%포인트 상승해 86.2%를 기록했다. 전년 급락 이후 반등이다. 영국은 9.2%포인트 올라 87.4%를 기록했다.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평균을 웃돌았다.
동아시아는 여전히 낮다. 중국은 62.8%, 일본은 42.2%다. 다만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일본은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외교 변수와 별개로 문화 접점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호감도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문화콘텐츠다. 응답자의 45.2%가 케이팝·드라마·영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필리핀(69.3%), 일본(64.4%), 인도네시아(59.5%), 베트남(58.4%) 등에서 영향이 컸다.
콘텐츠 소비 경로도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했다. 동영상 플랫폼 이용 비중이 64.4%로 가장 높았다. SNS 56.6%, 인터넷 사이트 46.7%, 방송 32.8% 순이었다. 유튜브 77.4%, 넷플릭스 65.1%가 핵심 채널로 나타났다.
문화는 시작점이다. 이후 소비, 브랜드, 경제 인식으로 확장된다. 현대생활문화 31.9%, 제품·브랜드 28.7%, 경제 수준 21.2%가 긍정 요인으로 뒤를 이었다. 문화가 산업 이미지로 연결되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현장 인식도 변화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과 외신기자 등 심층 인터뷰에서는 관심 범위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외신기자는 최근 면담에서 “이전에는 케이팝 중심으로 한국을 봤다면 최근에는 정치·사회 시스템까지 함께 보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간의 정치적 갈등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민 참여를 통한 문제 해결 과정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른바 ‘케이-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이 국가 이미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외 평가와 내부 인식 간 격차도 확인됐다. 한국인의 자국 호감도는 60.4%다. 외국인보다 20%포인트 이상 낮다. 체감 경기와 사회 갈등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평가와 국내 인식 간 격차는 생활 여건에 대한 체감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외 이미지는 콘텐츠와 산업 성과 중심으로 형성되는 반면, 국내 평가는 고용·주거 등 생활 지표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체부 공형식 국민소통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세계인의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도와 ‘케이-컬처’, ‘케이-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조사 결과를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