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사형수 김대중’ 무안서 초연…정치사 사건을 무대 언어로 재구성

[사진:연국 사형수 김대중 포스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수 시기를 다룬 연극 ‘사형수 김대중’이 16일 전남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공개됐다. 공연은 2025 김대중 평화회의 개최를 앞두고 열린 사전 문화행사다.

작품은 특정 사건 재현보다 인물의 선택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1980년 5월 계엄 확대 직후 구속돼 사형을 선고받은 시기부터 1982년 미국 출국까지를 시간축으로 삼았다.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정보를 접하고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무대 중심에 배치했다.

김대중은 1970년대 야당 지도자로 활동했다. 1971년 대선 이후 군사정권과 갈등을 이어갔다. 1973년 일본 도쿄에서 중앙정보부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을 겪었다. 이후 정치 활동은 반복적으로 제한됐다.

1980년 5월 계엄령 확대 직후 그는 다시 체포됐다. 군사정권은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했다. 같은 시기 발생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돼 사건은 정치적 의미를 띠게 됐다. 군사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이후 국제사회 압력과 국내 정치 상황 변화로 형은 집행되지 않았다.

연극은 이 시기를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개인의 내면 변화로 접근한다. 감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외부 상황을 간접적으로 인지하는 과정, 생존과 신념 사이에서의 판단이 주요 장면으로 구성됐다. 극은 사건의 결과보다 선택의 순간을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공연 제작은 푸른연극마을이 맡았다.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했다. 공연 현장에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지역 시민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김영록 지사는 9월 16일 현장에서 “민주화 과정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했던 판단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정치사를 다루는 공연 제작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특정 인물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늘고 있다. 단순 재현이 아니라 현재적 의미를 연결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발표한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 재원을 기반으로 한 창작극 제작은 최근 증가 추세다. 지역 단위 기념사업과 공연이 결합되는 사례도 확대됐다.

연극이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다룰 때는 사실 재현과 해석 사이의 긴장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공연 연구에서는 작가가 ‘역사적 사실’과 ‘현재적 해석’을 동시에 다루는 이중 구조를 갖는다고 경향이 강하다.

연극 ‘사형수 김대중’은 정치사 사건과 개인 서사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가폭력과 개인 선택을 동시에 다루는 구조다. 이는 역사 교육과 공연 콘텐츠가 결합되는 최근 흐름과도 연결된다.

전남도는 24일부터 3일간 영암과 목포 일대에서 평화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국제 협력 의제가 논의된다. 공연은 해당 행사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사형수 김대중’은 17일 추가 공연이 예정돼 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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