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이든-날리면’ 소송 종결…남은 건 방심위 과징금

[사진:MBC 바이든 날리면 보도 캡쳐]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바이든-날리면’ 정정보도 청구 소송이 취하로 마무리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논란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처분은 그대로 남아 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는 이달 초 외교부가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 대해 강제조정 결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앞서 외교부에 소 취하를 권고했고, 외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소송은 종료됐다. 재판부는 음성 감정 결과와 발언 맥락 등을 종합할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발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사안으로 제기된 형사 사건도 불송치로 결론났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8일 MBC 취재진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결정문에서 발언 내용 자체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막을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법 판단이 잇따라 ‘허위 단정 불가’ 방향으로 정리되면서 사건의 법적 책임 문제는 사실상 정리됐다. 그러나 행정 영역에서는 결론이 다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 MBC 보도에 대해 객관성 위반을 이유로 법정제재 최고 수준인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해당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현재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쟁점은 심의 판단의 근거다. 방심위는 2024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 1심 판결을 근거로 보도를 허위로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 판결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MBC는 즉시 항소 의사를 밝힌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위원은 “확정되지 않은 1심 판단을 근거로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최소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다른 위원들은 보도 영향과 사회적 혼란 가능성을 이유로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심의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둘러싼 내부 논쟁도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같은 사안을 두고 사법 판단과 행정 판단이 엇갈리는 구조가 형성됐다. 법원과 수사기관은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반면, 심의기구는 객관성 위반을 이유로 중징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 간 대응 방식도 차이를 보였다. MBC를 제외한 다수 방송사는 자막 수정이나 사과 방송 등 정정 조치를 통해 제재를 피하거나 수위를 낮췄다. 반면 MBC와 일부 방송사는 기존 보도 판단을 유지했고, 이로 인해 과징금과 징계 등 법정제재를 받았다. 동일 사안에 대한 대응 방식이 제재 결과를 갈랐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법적 쟁점은 ‘언론 자유’와 ‘공정성 규제’의 경계다. 방송심의 규정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발언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 어디까지를 허위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법원은 유사 사건에서 심의기구의 재량권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류희림 체제 방심위 출범 이후 의결된 방송 제재 취소소송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1심 기준 연속 패소를 기록했다. 재판부는 허위로 단정되지 않은 사안을 공정성 위반으로 제재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결 흐름은 행정심의 권한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진다. 방송 심의는 공적 책임을 전제로 하지만, 사법 판단과 충돌할 경우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현시점에서 ‘바이든-날리면’ 논란은  발언 해석이라는 불확실한 영역에서 보도 판단, 심의 기준, 법적 책임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한 사례다.

외교부 소송과 형사 사건은 종료됐지만, 방심위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최종 판단에 따라 심의기구의 권한 범위와 언론 규제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쟁점은 권력과 언론, 그리고 이를 규율하는 제도의 관계다. 보도의 진위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국가 권력이 언론에 개입하는 방식과 그 한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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