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초연 매진 ‘사자의 서’ 돌아온다…국립무용단 17~20일 재공연

[제공: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이 신작 ‘사자의 서’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장은 10일 이 작품을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장충동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의 시작을 여는 작품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첫 공연 이후 관람 요청이 이어지면서 재공연이 결정됐다.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한 점도 재무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작품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인간이 생을 마친 뒤 겪는 과정을 시간 흐름에 따라 풀어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죽음을 통과하는 존재가 놓인다. 이 존재가 겪는 변화와 인식을 춤으로 표현한다. 서사는 설명보다 신체 움직임을 통해 전달된다.

안무는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작품은 세 개의 장면으로 나뉜다. 각 장면은 서로 다른 상태와 감각을 보여준다. 첫 장면은 죽음 이후의 혼란과 감각 변화를 다루고, 이후 장면에서는 인식의 변화와 이동 과정이 이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존재의 소멸과 전환을 표현한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인물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 초연에서는 제한된 인원이 특정 역할을 맡았다. 이번에는 여러 무용수가 하나의 존재를 나눠 표현한다. 성별 구분도 두지 않았다. 동일한 인물을 다양한 신체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존재를 단일 인물로 고정하지 않고 여러 감각으로 확장하는 구성이 시도됐다.

장면 전개도 조정됐다. 일부 구간을 줄이고 흐름을 정리했다. 전체 길이는 유지하면서 장면 간 연결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반복 요소를 줄이고 이동과 전환을 강조한 점이 변화로 꼽힌다.

음악은 김재덕과 황진아가 함께 작업했다. 전통 악기와 전자음이 결합된 구성이 사용된다. 장면에 따라 리듬과 음향 밀도를 달리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특정 장면에서는 소리를 최소화해 움직임 자체를 강조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무대는 단색 공간을 기본으로 한다. 벽과 바닥을 하나의 색으로 묶어 공간 경계를 최소화했다. 장면 전환에 따라 공간이 분리되거나 회전하는 구조를 취한다. 조명과 영상은 공간의 깊이와 방향을 바꾸는 데 사용된다. 고정된 배경 대신 변화하는 공간을 중심에 둔 구성이다.

의상은 전통 형식을 바탕으로 변형을 가했다. 일부 요소를 해체해 움직임이 강조되도록 설계했다. 긴 선과 흐르는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끝단을 변형해 불완전한 상태를 드러냈다. 생과 사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동양 사상을 바탕으로 한 창작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죽음과 존재를 주제로 한 작품도 증가하는 흐름이다. 서사를 설명하기보다 신체를 통해 개념을 전달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이러한 흐름 안에서 읽힌다.

재공연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기보다 구조와 해석을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초연에서 제시된 틀을 유지하면서 표현 방식을 바꾼 형태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으로도 해석된다. 공연을 반복하면서 구조를 다듬고 해석을 확장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동일 작품의 재현이 아니라 변화된 구성의 제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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