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수백억 ‘난해한 미술’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나…현대미술 시장 구조 들여다보니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현대미술 시장이 수십억~수백억원대 작품 거래를 이어가며 가격 형성 구조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작품 가치와 가격 간 괴리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술 시장의 작동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번에 출간된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논픽션이다. 책은 현대미술계 내부로 직접 들어가 가격 형성과 권력 구조를 추적한 르포 형식으로 구성됐다. 출판사는 알에이치코리아이며 정가는 2만3000원이다.

저자인 Bianca Bosker는 미국 저널리스트로, 와인 산업을 다룬 『코르크 도크(Cork Dork)』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물이다. ‘애틀랜틱(The Atlantic)’ 등 주요 매체에 기고해왔으며 미국 전문기자협회와 뉴욕 프레스클럽 등에서 수상 경력이 있다. 이번 책에서는 미술계 내부를 직접 취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보스커는 갤러리, 아트페어, 작가 스튜디오 등을 오가며 시장 구조를 기록했다. 취재 과정에서 작품 가격이 제작 원가가 아니라 작가의 위상, 전시 이력, 시장 평판 등을 기준으로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술 시장에서는 가격이 계층 구조에 따라 결정된다. 주요 미술관 전시 참여, 국제 아트페어 진입 여부 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슷한 급의 작가 작품 가격이 기준점으로 활용되며 이후 거래 가격이 형성된다. 갤러리와 작가가 수익을 나누는 구조도 일반적이다.

시장 규모도 확대됐다. 글로벌 미술시장 분석기관 Art Basel과 UBS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약 65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상위 소수 작가와 작품에 거래가 집중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가격 형성 방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작품의 난해함이나 개념 중심 표현이 가격 상승과 연결되는 사례가 늘면서 대중과 시장 간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일부 컬렉터와 갤러리 중심으로 가격이 형성되면서 일반 관람객 접근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주요 미술관은 접근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Tate Modern은 현대미술 이해를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Museum of Modern Art도 관람객 참여형 전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술 시장이 투자 자산으로 인식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아트페어와 경매 시장 확대와 함께 일부 작품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동시에 전시 해설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술 시장이 예술성과 시장 논리가 결합된 구조라고 본다. 작품의 의미와 가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시장 내 네트워크와 평판이 가격 형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 책은 난해한 현대미술과 고가 거래를 둘러싼 구조를 현장 취재를 통해 풀어낸다. 작품을 이해하기보다 시장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통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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