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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표결 앞둔 수신료 법안…공영방송은 무엇으로 유지되는가

[사진=kbs]

공영방송 재원의 핵심인 수신료 징수 방식을 둘러싼 법안이 국회 재표결을 앞두면서, 공영방송의 존립 방식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  징수 방식 논쟁이 아니라, 공영방송을 어떤 구조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재표결이 예정된 방송법 개정안은 전기요금과 함께 수신료를 통합 징수하는 방식을 복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과될 경우 기존 체계로 돌아가고, 부결될 경우 분리징수 체계가 유지된다.

논쟁의 핵심은 재원 변화다. 분리징수 이후 KBS의 수신료 수입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24년 수신료 수입은 65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5억 원 줄었고, 당기 순손실은 735억 원으로 확대됐다.
수입 감소와 동시에 징수 비용은 증가했다. 분리 납부 체계로 전환되면서 금융기관 수수료가 추가되고, 전체 징수 비용이 약 1.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향은 단순 재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광고 수입도 같은 기간 약 290억 원 감소했고, 콘텐츠 판매 수익 역시 줄어들면서 방송 제작 여력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공영방송 내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뉴스, 다큐멘터리, 지역 방송 등 공적 콘텐츠 제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반대 논리도 분명하다.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하는 방식이 사실상 강제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선택권과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변한 상황에서, 기존 모델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논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 재원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변화 압력을 받고 있다. 영국의 BBC는 수신료 기반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7년 이후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정부는 수신료 폐지 가능성까지 검토한 바 있다.
일본의 NHK 역시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디지털 시청 환경 확대에 따라 징수 대상과 방식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모든 가구에 일정 금액을 부과하는 ‘보편 부담형 모델’을 운영하며 공영방송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 서비스 유지 비용을 사회 전체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각국은 공영방송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방식의 재원 모델을 선택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은 하나다. 기존 수신료 모델이 더 이상  해답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문제는 더 복합적이다. 수신료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대안 재원 모델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수 방식만 바뀌었다는 점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 영향도 발생한다. 공영방송은 자체 제작뿐 아니라 외주 제작, 지역 콘텐츠, 공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의 수요를 만들어 왔다. 재정 축소가 지속될 경우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재표결은  수신료를 어떻게 걷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공영방송을 유지할 것인지, 유지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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