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500만 시대…공공공간 갈등 ‘일상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공공공간에서의 갈등이 일상화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생활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반면, 이용 규범과 제도 정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민원과 분쟁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로 확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8.6%로 집계됐다. 약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수준으로, 반려동물은 일상적 존재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증가 속도에 비해 공공공간 이용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려견 짖음 소음, 배변 처리, 목줄 미착용 등으로 인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으며, 공원·산책로·공동주택 등 생활 밀착 공간에서 충돌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갈등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2025년 학술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 수 증가와 함께 공공공간에서 인간과 동물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관리 규정과 이용 방식의 불일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도시 공원에서도 갈등 구조는 반복된다. 반려견 공원 이용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용자마다 ‘공공공간의 성격’을 다르게 인식하면서 충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이용자는 공원을 통제된 공간으로 인식하는 반면, 다른 이용자는 반려견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이면서 행동 기준 차이가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법·제도 측면에서도 갈등은 구조화돼 있다. 유럽과 북미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반려견 목줄 착용 의무 등 규제가 존재하지만,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규정 준수와 단속 수준에 따라 갈등 발생 정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공간에서도 문제는 이어진다. 해외 연구에서는 ‘반려동물 금지 계약(no-pet covenant)’이 임대주택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반려동물 보유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글로벌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이해 충돌이 주요 원인으로, 소음·재산 피해 우려가 규제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유기동물 문제 역시 갈등 구조와 연결된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600만~800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보호소에 유입되며, 이 중 상당수가 안락사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반려동물 증가가 관리 문제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동유럽 지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나타난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는 한때 1만 마리 이상의 거리 개가 도심에 존재하면서 안전 문제와 사회적 갈등이 확대됐고, 이후 대규모 개체 수 조정 정책이 추진된 바 있다.
국내 역시 유기·유실 동물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매년 수만 마리 규모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며, 보호소 수용과 관리 문제는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증가가 공공 관리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반려동물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공공공간 이용 기준과 갈등 조정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반려동물 증가 속도와 사회적 수용 구조 간의 격차가 갈등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공공간 이용 기준, 주거 규제, 유기동물 관리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맞물린 상황에서, 반려동물 사회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