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돌아온 ‘돈 주앙’…지방 투어로 작품성·흥행성 재확인

19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와 부산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수도권 중심이던 내한 공연이 지방 주요 도시까지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작품의 흥행력과 관객 반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작사 마스트 인터내셔널은 2025년 4월 14일 “‘돈 주앙’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을 마친 뒤 대구(4월 18~20일)와 부산(4월 25~27일)에서 공연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2006년 국내 초연 이후 19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작품 탄생 20주년을 맞아 무대와 연출이 보강된 버전으로 소개됐다.
‘돈 주앙’은 17세기 스페인 전설 속 인물에서 출발한 이야기로, 사랑과 욕망을 좇는 남성 ‘돈 주앙’이 수많은 여성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단순한 연애 서사를 넘어 자유와 책임, 욕망과 파멸이라는 주제를 동시에 다루며, 결국 자신의 선택이 초래한 결과와 마주하는 비극적 구조를 갖는다. 이 같은 플롯은 고전적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며, 시대마다 다른 방식으로 변주돼 왔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가수 겸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가 각색한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2004년 캐나다 초연 이후 누적 관객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상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팝 음악 스타일과 대형 군무, 콘서트형 연출이 결합된 형식이 특징이다.
특히 ‘돈 주앙’은 전편이 노래로 진행되는 성스루(Sung-Through) 구조를 취한다. 약 37곡의 넘버가 이어지며 대사 없이 음악과 퍼포먼스로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식은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 투어 공연에서 강점을 보이는 요소로 꼽힌다.
국내외 평판 역시 이 같은 형식과 맞물려 형성돼 왔다. 해외에서는 대중적인 음악성과 시각적 완성도를 강점으로 평가받으며 장기 투어가 이어졌고,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 당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새로운 유형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서사 구조보다는 음악과 퍼포먼스 중심이라는 점에서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관전 포인트는 뚜렷하다. 우선 20주년을 맞아 업그레이드된 무대 연출과 조명, 군무 구성이 어떻게 구현됐는지가 핵심이다. 대형 세트와 다수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집단 퍼포먼스는 공연의 스케일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 다른 관전 요소는 음악이다. 성스루 뮤지컬 특성상 관객 몰입도가 음악 완성도에 크게 좌우되는데, 프랑스식 팝 발라드와 록 기반 넘버가 결합된 구조가 관객 반응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공연 관계자는 “음악과 무대가 결합된 장면에서 관객 반응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투어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대구 계명아트센터와 부산시민회관은 대형 뮤지컬을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공연장으로, 최근 내한 공연 투어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제작비가 큰 내한 공연일수록 서울을 넘어 지방 투어를 병행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방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관객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은 확인된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대형 뮤지컬이 특정 도시에서 공연된 이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투어 구조가 일반화돼 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돈 주앙’은 작품 자체의 인지도와 공연 형식, 그리고 투어 전략이 결합된 사례로 음악과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 뮤지컬이 지방 공연 시장까지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관객 반응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