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한국 미술시장 ‘블루칩’ 재집결…거장 작품 중심으로 경매 재편

김환기, ‘무제(1967)’. 사진 제공=케이옥션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주요 작품이 대거 경매에 출품되면서, 국내 미술시장이 고가 블루칩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단색화 작가군과 1세대 추상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 점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케이옥션은 2025423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진행하는 경매에 110점, 104규모의 작품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이 포함됐다.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김환기의 1967뉴욕 시기 ‘무제’다. 김환기는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뉴욕 시기 점화(畵) 연작을 통해 국제 미술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화면을 점으로 채워나가는 방식은 동양적 정서와 서구 추상의 결합으로 해석되며, 그의 작품은 국내외 경매에서 지속적으로 최고가 기록을 경신해 블루칩으로 분류된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와 ‘조응’출품된다. 일본 모노하(派) 운동의 핵심 작가로 알려진 이우환은 ‘관계성’중심으로 작업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형식 속에서 물질과 공간의 긴장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역시 포함됐다. 그는 평생 물방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탐구하며 존재와 공허를 표현한 작가로, 한국 단색화 흐름과 맞닿아 있는 작가로 평가된다. 물방울을 극사실적으로 구현하면서도 동양적 사유를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특히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 비중이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박서보의 ‘묘법’반복적인 긋기를 통해 수행적 행위를 강조하는 작업으로, 단색화의 대표적인 형식으로 꼽힌다. 윤형근과 정상화, 하종현 역시 물질성과 반복성을 중심으로 작업으로 1970년대 한국 미술의 흐름을 형성한 작가들이다. 최근 국제 경매 시장에서도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며 주요 거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품 규모 역시 대형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박서보의 ‘묘법’세로 2m, 이건용의 ‘바디스케이프’가로 2m넘는 대형 작업으로, 전시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출품 구성이 이뤄졌다. 이건용은 신체 움직임을 회화로 확장한 ‘신체 드로잉’ 작업으로 알려진 작가다. 전광영 역시 한지를 이용한 ‘집합’ 시리즈로 물질성과 집합 개념을 결합한 작업을 이어왔다.

해외 작가 라인업도 함께 구성됐다. 앤디 워홀과 아야코 록카쿠, 하비에르 카예하, 제임스 진, 우고 론디노네 등의 작품이 출품되며 글로벌 현대미술 시장과의 연결도 시도됐다. 특히 아야코 록카쿠는 손으로 직접 그리는 회화 방식과 캐릭터적 이미지로 젊은 컬렉터층의 수요를 끌어온 작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매 구성을 시장 흐름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미술시장 관계자는 “최근 미술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검증된 작가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김환기, 박서보 블루칩 작가 작품이 다시 시장 중심으로 모이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고가 작품 중심 거래 비중이 유지되는 가운데, 신진 작가 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성향이 보수적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매 작품은 423일까지 케이옥션 본사에서 진행되는 프리뷰를 통해 공개된다. 관람객은 출품작을 직접 확인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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