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보수 79%↑…회원은 월 8만원” 저작권 단체, 반복된 ‘보수 논란’

저작권 관리단체 임원 보수가 큰 폭으로 인상된 가운데, 회원들이 받는 저작권료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시정명령 이후에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단순한 운영 논란을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4월 8일 발표한 시정명령 이행 점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2025년 3월부터 회장 보수를 1억9300만원으로 79% 인상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의 인상분 약 9900만원을 소급 적용해 지급한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임원 보수 인상은 다른 단체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는 전무이사 보수를 2024년 1억5700만원에서 2025년 2억800만원으로 인상했으며, 기본급과 직책수당, 휴가비 등 세부 항목도 동시에 상향 조정했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역시 일부 항목을 감액했지만, 월별 지급되는 품위유지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 같은 사례가 시정명령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발표에서 문체부는 저작권 단체가 회원의 재산권을 관리하는 기관인 만큼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큰 쟁점은 임원 보수와 회원 수익 간 격차다. 2024년 기준 각 단체 회원이 수령한 1인당 월평균 저작권료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66만원,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8만8000원,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31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부 단체에서는 임원 보수가 억 단위에 이르는 반면, 회원 수익은 월 수십만원 또는 그 이하에 머무르는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에 갑자기 불거진 사안이 아니다. 저작권 단체의 보수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은 최소 수년 전부터 반복돼 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임원 보수 과다 지급과 회의비 집행 문제, 자문료 지급 구조 등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일부 의원들은 “회원 권리 보호를 위한 단체가 내부 운영에서는 공공기관 수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2023년 저작권 단체에 대한 업무 점검 과정에서 임원 보수 증가 추이를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의 경우 2019년 약 1억6000만원 수준이던 전무이사 보수가 2023년 2억40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한 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따라 시정 요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유사한 수준의 보수 인상이 반복되면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역시 과거 임원 보수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국회와 정부 자료에 따르면 해당 협회는 과거 약 9년간 임원 보수로 8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과정에서 비상임 임원의 회의비와 각종 수당 지급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운영 방식과 관련된 문제도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일부 단체에서는 비상임 이사에게 연간 수천만원 규모의 회의비가 지급됐고, 특정 임원의 경우 연간 수십 차례 회의 참석을 통해 고액의 수당을 수령한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정관상 보수 지급이 제한된 임원에게 별도 수당이 지급된 사례도 있어 내부 통제 장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처럼 동일한 유형의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저작권 단체의 구조적 특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는 특정 분야 권리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일반 기업과 달리 외부 경쟁이나 시장 감시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내부 의사결정과 보수 체계에 대한 견제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다. 문체부는 저작권 단체 임원의 보수와 수당, 업무추진비 등의 세부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시정명령 미이행 단체에 대해서는 추가 점검과 함께 수수료 요율 인하,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제도 개선만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에도 시정명령과 점검이 반복됐지만 유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운영 구조 자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저작권 단체는 음악 창작자와 실연자의 권리를 관리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핵심 조직이다. 그러나 임원 보수와 회원 수익 간 격차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면서, 현재의 운영 방식이 회원 이익과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이번 사안은 일회성 논란을 넘어 저작권 단체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점검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제도 개선과 실제 운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