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문체부, 프로야구 암표 186건 수사 의뢰…강경 대응 나섰지만 근절까진 과제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가운데)과 참석자들이 ‘공연·스포츠 암표 방지 민·관 합동 TF 발대식’을 진행했다.. 제공: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전후해 급증한 암표 거래 의심 사례 186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정부는 법 개정과 관계기관 협업을 앞세워 강경 대응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암표 거래가 이미 대규모로 이뤄진 뒤 사후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프로야구 암표 신고와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된 거래 게시물은 약 1만 6천여 건이다. 이 가운데 개막전 전후에는 정가의 최대 13배에 이르는 고가 거래와 동일 계정의 다량 좌석 확보, 반복 재판매 정황 등이 포착됐다. 정부는 이 중 다량·연석 판매, 과도한 웃돈, 동일 계정 반복 거래 등 부정거래 가능성이 큰 186건을 선별해 경찰청에 넘겼다.

표면적으로는 적극 대응으로 보이지만, 수치를 들여다보면 단속의 실효성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모니터링과 신고를 통해 집계된 전체 사례가 1만 6794건에 달하는데, 실제 수사 의뢰는 그중 일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게시물이 곧바로 불법 거래로 단정되기는 어렵지만, 암표 시장이 이미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강조하는 ‘엄정 대응’이 현장에서 체감되려면 선별 수사에 그치지 않고 거래 차단과 처벌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문체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온라인 암표 거래의 조직화·상습화를 들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좌석 정보, 거래 조건, 동일 계정 반복 여부, 플랫폼 간 중복 게시 여부 등을 종합 분석해 의심 사례를 추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방식은 게시글 기반의 사후 모니터링에 가깝다. 암표 거래가 매크로나 대리 예매, 비공개 채팅방, 플랫폼 간 이동을 통해 점점 은밀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게시글 삭제나 신고 접수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보완도 추진되고 있다.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정거래를 금지하고,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 이하 과징금과 신고 포상금 제도를 도입했다. 법은 2월 27일 공포됐고 8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로서는 제재 수단을 강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정작 프로야구 흥행이 집중되는 현재 시즌 초반에는 개정법의 본격적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의 억제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법 시행 전까지는 기존 행정·수사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체부는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KBO, 예매처, 중고 거래 플랫폼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도 출범시켰다. 예매처와 플랫폼에는 게시글 삭제, 거래 제한, 이상거래 탐지 강화 등 자율규제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플랫폼 사업자 협조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방식이다. 암표 거래가 수익성 높은 시장으로 유지되는 한, 단속과 삭제만으로 공급을 끊기는 쉽지 않다. 실명 기반 재판매 관리, 공식 재판매 채널 정착, 구단별 예매 시스템 개선 같은 구조적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127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대표 흥행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흥행이 커질수록 티켓 접근성의 불평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인기 경기의 경우 일반 팬은 정상 가격으로 표를 구하기 어려운 반면, 일부 판매자는 이를 차익 거래 수단으로 활용한다. 결국 암표 문제는 단순한 불법 거래를 넘어 팬들의 관람권과 스포츠 소비의 공정성을 해치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대응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시즌마다 반복되는 암표 문제를 보면 지금까지의 대책이 충분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암표를 스포츠 산업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관람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며, 법 시행 전이라도 가능한 행정·수사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메시지는 강경하지만, 성패는 결국 실질적 적발과 처벌, 그리고 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예매 질서 회복으로 증명돼야 한다. 이번 수사 의뢰가 일회성 경고에 그칠지, 아니면 반복되는 프로야구 암표 거래 관행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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