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매주 수요일로 확대…접근성 높인다지만 실효성은 더 따져봐야

문화체육관광부가 기존 월 1회 운영하던 ‘문화가 있는 날’을 4월 1일부터 매주 수요일로 확대 시행했다. 문체부는 이날 서울역에서 기념공연을 열고 정책 전환을 알렸지만, 실제로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는 향후 운영 방식과 지역별 체감도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가 있는 날’은 2014년 도입된 이후 영화관, 공연장 등을 중심으로 할인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온 대표 문화정책이다. 문체부는 그간 영화관의 경우 해당일 평균 관람객 수가 30%, 매출액은 15% 늘었고, 공연장도 관람객 수 9%, 매출액 5%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수치가 제도 자체의 구조적 성과를 입증하는지, 또는 특정 할인 수요가 하루에 집중된 결과인지는 별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확대의 취지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하루에 집중됐던 문화 혜택을 매주 수요일로 분산해 일상적인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데 있다. 문체부는 이를 통해 국민의 문화 향유를 보편화하고, 지역과 계층 간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농어촌과 산간 지역 등 문화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연간 450여 회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책 확대가 곧바로 체감 가능한 혜택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문화 프로그램이 자주 열리는 것과 시민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일인 수요일에 행사를 집중할 경우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돌봄 부담이 있는 계층은 오히려 참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지역 행사 역시 횟수 확대보다 접근성, 이동 편의, 콘텐츠의 질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는 서울역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 인천 남동구, 광주광역시, 경남 산청군 등에서도 공연과 전시, 체험행사가 열렸다. 서울역 행사에는 국악인 박애리, 최재명 등을 포함해 약 50명의 예술인이 참여해 이른바 ‘플래시몹’ 형식의 공연을 선보였다. 다만 이런 상징적 행사들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질적 사례가 되려면, 일회성 홍보를 넘어 지역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 운영이 뒤따라야 한다.
민간 참여 확대도 이번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문체부는 제도의 취지에 맞는 민간기관과 단체가 공식 누리집을 통해 상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 참여가 늘어날수록 프로그램의 공공성, 지역 균형, 품질 관리 기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참여 기관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질 경우, 정책이 보여주기식 행사 위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영화관 할인 정책은 다소 구체화됐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는 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할인 혜택을 월 2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5월부터는 매월 두 번째와 마지막 수요일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성인 1만 원, 청소년 8천 원에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매주 수요일 확대’라는 정책 기조와 비교하면 실제 대형 영화관 할인은 주 1회가 아니라 월 2회에 그친다는 점에서, 정부 발표와 시민 체감 사이에 다소 간극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궁 등 문화유산 분야는 이번 확대 대상에서 즉시 포함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BTS 공연 이후 관람객이 급증한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관람 환경을 정비한 뒤 5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유산 현장의 수용 능력과 안전 문제를 감안한 조치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요 문화시설 상당수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확대가 먼저 발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온라인 행사도 병행된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4월 1일 하루 동안 ‘문화요일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고,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14일까지는 총상금 1200만 원 규모의 영상 공모전도 연다. 다만 이러한 참여형 이벤트가 실제 문화 향유 저변 확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문화정책이 소비자 참여 이벤트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장기적인 문화 인프라 확충보다 단기 홍보 효과에 치우칠 우려도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문화가 있는 날’ 확대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 확대의 성패는 선언보다 운영에 달려 있다. 매주 수요일이라는 형식적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역별 편차, 참여 장벽, 실제 할인 체감도, 지속 가능한 콘텐츠 공급 구조까지 함께 보완돼야 정책이 일상 속 문화 복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