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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165점 한자리에…조선 산하를 그린 화가의 세계

조선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대형 전시가 열린다. 조선 자연을 직접 관찰하고 풍경을 화폭에 담았던 진경산수의 대표 걸작들이 공간에 모이면서, 한국 미술사에서 겸재가 남긴 의미를 살펴볼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삼성문화재단은 42일부터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특별전 ‘겸재 정선’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가로부터 작품을 모아 165점을 선보인다. 겸재를 중심으로 전시 가운데 규모 면에서 가장 사례로 꼽힌다.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국보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다. 작품은 조선 회화에서 겸재 정선이 도달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인왕제색도’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인왕산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먹의 농담과 빠른 붓놀림을 통해 비에 젖은 산세와 바위의 질감을 표현했다. 자연의 순간적인 분위기를 포착한 작품으로, 겸재 예술 세계의 절정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꼽힌다.

작품은 5초까지만 전시된다. 이후 보존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동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등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해외 순회전에 출품될 예정이다.

국보 ‘금강전도’ 역시 이번 전시의 핵심 작품이다. 금강산의 봉우리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려 장대한 산세를 화면에 담았다. 겨울 금강산의 웅장한 풍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리움미술관 조지윤 소장품연구실장은 “겸재는 색채 표현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보인 화가”라며 “‘금강전도’겸재가 원숙기에 도달했을 보여준 화풍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겸재 정선은 조선 후기 회화의 흐름을 바꾼 화가로 평가된다. 당시 화단에서는 중국 회화를 본뜬 관념적 산수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겸재는 실제 조선의 산과 강을 직접 관찰하며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시도는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졌다. 조선 자연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화풍은 이후 김홍도와 신윤복 등으로 이어지는 조선 회화 전성기의 기반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겸재가 남긴 여러 화첩들도 함께 공개된다. 임진강 일대 풍경을 그린 ‘연강임술첩’가운데 하나다. 겸재가 직접 경험한 풍경을 기록하듯 담아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화첩은 당시 여러 벌이 제작돼 지인들에게 전달됐는데,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화첩이 함께 공개돼 표현 방식의 차이를 비교해 있다.

또한 1000원권 지폐 뒷면에 사용된 ‘계상정거’전시된다.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조선 유학 전통과 회화가 결합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겸재는 한양 장동에서 태어나 평생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는 자신이 살던 지역의 자연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며 당시 한양 주변의 모습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양 일대 경관을 그린 ‘장동팔경첩’공개된다. 화가가 평생 관찰한 도시 주변 자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겸재는 문인 화가로서의 이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문 제작 그림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그는 조선 자연의 모습을 꾸준히 기록했다.

겸재가 남긴 작품 수가 많은 것도 이러한 배경과 관련이 있다. 그는 80대까지 활동하며 오랜 기간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 기획했다.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리움미술관 홍라희 명예관장은 도록 인사말에서 “문화보국이라는 비전을 공유해 기관이 겸재 정선이라는 주제를 통해 협력하게 됐다”밝혔다.

전시는 629일까지 이어진다.

[사진설명:풍악내산총람도, 조선, 18세기 중엽,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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