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인 집 갔다가 소형견에 물려 손가락 절단… ‘개물림 사고’ 주의

소형견에 물려 손가락 절단 [c]더푸른미래

제주에서 반려견 물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견주들의 안전관리 책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견뿐 아니라 소형견에 의한 사고도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견의 크기나 품종만으로 위험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6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주택에서 50대 A씨가 소형견에게 손을 물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사고로 오른손 세 번째 손가락 일부가 절단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씨를 문 개는 비숑 계열의 소형견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소형견은 대형견보다 신체적 위협이 작다고 여겨지지만, 손가락이나 얼굴처럼 노출된 부위를 물 경우 깊은 열상이나 신경·힘줄 손상, 절단 등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낯선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오거나, 개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평소 온순한 반려견도 방어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반려견이 어떤 상태로 관리되고 있었는지, 견주가 방문객에게 충분한 주의를 줬는지, 개를 분리하거나 통제할 수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견주의 과실 여부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서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중대한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밤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단독주택에서는 대형견이 주민들을 공격해 70대 남성이 목 부위를 크게 다쳤고, 아버지를 구하려던 40대 딸과 10대 손녀도 팔을 물려 응급처치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는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남성이 이웃집 마당에 들어갔다가 먼저 공격을 받은 뒤, 가족들이 그를 찾으러 들어가 개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반려견 물림 사고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년 반려동물 제도 개편을 설명하며 인용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개물림 사고는 2017년 2405건, 2019년 2154건, 2022년 2216건으로 매년 2000건 안팎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4년 4월부터 맹견사육허가제를 도입하고, 맹견이 아닌 개라도 사람이나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공격성이 문제가 된 경우 기질평가를 통해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맹견에는 도사견, 핏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사람이나 동물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개와 그 잡종 등이 포함된다. 농식품부는 맹견을 기르려는 사람에게 동물등록, 책임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등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기질평가를 거쳐 공공 안전에 위험이 있는지도 판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소형견이 사람에게 중상을 입힌 사례는 제도적 관리가 맹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개물림 사고 예방의 핵심이 “우리 개는 괜찮다”는 안일한 판단을 버리는 데 있다고 말한다. 방문객이 있는 경우 반려견을 별도 공간에 분리하거나 이동장·울타리를 활용하고, 개가 흥분하거나 짖는 반응을 보일 때 억지로 쓰다듬게 하거나 접근시키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제주처럼 단독주택과 마당이 많은 지역에서는 이른바 ‘마당견’을 목줄 없이 풀어두는 관행도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마당이나 실내라 하더라도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견주는 개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대문이나 현관이 열린 틈에 개가 뛰쳐나가는 상황, 배달원·방문객·이웃 주민이 갑자기 마주치는 상황은 대표적인 사고 위험 장면이다.

피해자가 개에 물렸을 때는 상처가 작아 보여도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개의 이빨에 의한 상처는 겉보다 깊게 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세균 감염이나 파상풍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손가락처럼 기능 손상이 큰 부위는 초기 치료가 늦어질수록 후유증 가능성이 커진다.

제주 경찰은 최근 잇따른 사고의 구체적 경위와 관리상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난 만큼, 개물림 사고는 더 이상 일부 맹견이나 야외 산책 중에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집 안, 마당, 지인 방문 자리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생활 안전 사고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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