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 냉면의 ‘위험한 고명’…달걀·육전이 살모넬라 통로 될 수 있어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냉면 전문점의 위생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시원한 육수와 매콤한 양념, 달걀과 육전 고명으로 여름철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냉면이지만, 조리 과정에서 기본 위생수칙이 무너지면 살모넬라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냉면 전문점에서 살모넬라 식중독 의심 사례가 이어지자 관련 업계와 협회를 대상으로 위생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특히 식약처는 날달걀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면이나 고명, 육수 용기를 다루는 행위, 달걀물이 묻은 집게나 조리도구를 다른 식재료에 함께 사용하는 행위가 교차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냉면은 조리 후 다시 가열하지 않고 바로 손님에게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한 번 오염되면 섭취 단계에서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살모넬라균은 달걀과 가금류, 육류 등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식중독균이다. 감염되면 보통 6~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복통, 구토, 설사, 두통, 오심 등 급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비장티푸스성 살모넬라균 감염증의 주요 전파 경로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 감염된 동물 또는 주변 환경 접촉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회복되지만 고령자,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냉면 전문점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지점은 달걀과 육전이다. 삶은 달걀을 고명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달걀 껍데기나 달걀물에 있던 균이 손, 장갑, 칼, 도마, 집게를 거쳐 다른 식재료로 옮겨갈 수 있다. 육전 역시 충분히 익히지 않거나 조리 후 상온에 오래 두면 오염 가능성이 커진다. 식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살모넬라균은 자연환경에서도 생존력이 강하고, 부적절하게 가열한 육류·가금류·유제품 및 복합조리식품 등이 주요 원인 식품으로 지목된다.
실제 냉면 관련 식중독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22년 경남 김해의 한 식당에서는 냉면을 먹은 손님들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고, 이 가운데 60대 남성이 치료 중 사망했다. 당시 사인은 살모넬라균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로 알려졌다. 해당 사례는 냉면처럼 차갑게 먹는 음식도 조리 전후 위생 관리가 허술하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예방법은 단순하다. 손을 씻고, 조리도구를 나누고, 충분히 익히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손을 씻을 때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 것이 감염병 전파 위험을 줄이는 기본 수칙이라고 안내한다. 특히 달걀, 생고기, 가금류를 만진 뒤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더라도 손을 씻거나 장갑을 교체해야 한다.
가열도 핵심이다. 식약처와 방역당국은 육류와 가금류를 중심온도 75℃ 이상에서 1분 이상 익혀 섭취할 것을 권고해왔다. 달걀 역시 노른자와 흰자가 충분히 굳을 때까지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식품안전 당국은 최근 달걀의 살모넬라 관리와 관련해 세척·살균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안내할 만큼 달걀 취급 과정의 위생을 중요한 관리 지점으로 보고 있다.
기온이 오를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질병관리청은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 상승으로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고, 세균성 장관감염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표본감시에서도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관련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소비자 역시 식당에서 제공된 냉면을 오래 방치하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이 좋다. 포장이나 배달 냉면은 수령 후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고, 고명과 육수, 면을 상온에 장시간 두지 않아야 한다. 식사 후 설사, 구토, 복통, 발열 등이 나타나면 단순 배탈로 넘기지 말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증상 정도에 따라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음식점을 이용한 여러 명에게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관할 보건소 신고가 필요하다.
여름철 냉면은 더위를 식히는 대표 메뉴지만, 안전은 차가운 육수가 아니라 뜨거운 조리 원칙에서 시작된다. 달걀을 만진 손, 함께 쓰는 집게 하나, 덜 익은 육전 한 조각이 식중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업소와 소비자 모두 기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