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뮤지컬 ‘렘피카’ 개막…시대를 앞선 여성 예술가의 삶과 투쟁 무대에

라파엘라 역 손승연
[놀유니버스 제공.]

시대를 앞서간 여성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다룬 뮤지컬 ‘렘피카’가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여성의 욕망과 자유, 예술적 투쟁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으로, 배우들은 이 작품이 특히 여성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해방감을 안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렘피카’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격변기를 살아간 폴란드 태생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바탕으로 한다. 러시아 혁명과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과 욕망을 밀어붙인 한 여성의 생애를 무대 위에 옮겼다.

국내 초연작인 이 작품은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예술가로서의 야망뿐 아니라 사랑과 가족, 사회적 시선까지 함께 다루며 한 인물의 복합적인 내면을 밀도 있게 풀어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 렘피카 역을 맡은 배우들은 이 작품이 결국 한 인간이 삶을 버텨내고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무대와 조명, 음악이 강렬하게 결합돼 있어 관객에게는 단순한 전기극을 넘어 새로운 감각의 공연 경험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특히 작품이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도 강조됐다. 여성의 주체성과 자유, 사랑, 사회적 제약 같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만큼, 현실을 살아가는 관객들이 렘피카의 삶을 낯선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지금의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작품 속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또 하나의 관계는 렘피카와 라파엘라의 사랑이다. 배우들은 이 관계를 특정한 자극이나 상징으로 소비하기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두 예술가가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억압과 통제 속에 있던 렘피카가 보다 자유로운 존재인 라파엘라에게 강하게 이끌리는 흐름이 작품의 중요한 정서적 축이라는 설명이다.

공연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음악과 조명의 힘도 크다. 재즈와 록, 테크노 등 여러 장르가 섞인 음악은 작품의 시대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살리며, 극의 밀도를 높인다. 무대 조명 역시 어두운 색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예술가의 화려한 내면과 감정의 진폭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렘피카’는 한 여성 예술가의 전기적 삶을 그리면서도, 결국 오늘을 사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에 가깝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 사랑과 사회적 시선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이 모두 무대 위에 겹쳐진다. 그래서 이 작품은 과거의 인물을 다루지만, 감정만큼은 대단히 현재적이다.

뮤지컬 ‘렘피카’는 6월 2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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