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창작오페라 ‘찬드라’ 무대 오른다…한국·인도 설화 결합

[포스터]

한국과 인도 설화를 결합한 창작오페라 ‘찬드라’가 이달 말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창작 오페라의 접근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둔 작품이다.

더뮤즈오페라단은 ‘찬드라’를 1월 31일과 2월 1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총 3회 공연한다고 밝혔다. 토요일 2회(오후 3시·7시30분), 일요일 1회(오후 4시) 진행된다.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선정작으로 1년간 제작 과정을 거쳤다.

작품은 인도 신화 ‘시바와 사티’, 한국 설화 ‘사만이’를 결합한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인간의 아들 ‘사만’과 죽음의 신 강림의 딸 ‘아라’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신과 인간의 결합을 둘러싼 갈등 구조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서사는 죽음과 금기를 축으로 전개된다.

인도 신화 ‘시바와 사티’는 힌두교에서 널리 알려진 사랑과 파멸의 서사다. 사티는 시바와의 결합을 반대하는 아버지의 의식에 참석했다가 모욕을 당한 뒤 스스로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한다. 이후 분노한 시바가 파괴의 신으로서 세계를 뒤흔드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신의 사랑이 죽음과 파괴로 이어지는 구조가 특징이다.

한국 설화 ‘사만이’는 죽음과 저승 세계를 넘나드는 인물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만은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넘는 존재로 등장하며, 생과 사를 오가는 과정에서 운명과 금기를 마주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과 희생이 반복되는 구조가 핵심이다.

이번 작품은 두 서사의 공통 요소인 금지된 관계와 죽음, 희생의 구조를 결합했다. 신의 질서를 거스르는 사랑이 파국으로 이어지는 흐름과, 생과 사의 경계를 넘는 선택이라는 설정이 동시에 작동한다. 서로 다른 문화권 신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비극적 서사를 구성한 방식이다.

극 전개 과정에서 주인공은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생명을 대가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결혼식 장면에서 죽음을 선고받는 설정을 시작으로, 선택과 희생이 반복되며 서사가 이어진다. 사랑과 욕망, 희생이 교차하는 구조가 중심 축으로 배치됐다.

작품에는 영매, 제의, 예언 등 샤머니즘적 요소가 주요 장치로 활용된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관 속에서 의식과 제물이 사건의 전환점으로 작동한다. 초월적 존재와 인간의 선택이 충돌하는 구조를 통해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는 서사가 형성된다.

무대 연출에서는 달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초승달에서 만월로 이어지는 흐름을 장면 전환에 반영해 시간의 경과와 감정 변화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조명과 무대 장치를 결합해 상징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창작 오페라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본은 직선적 전개를 유지해 이해 부담을 줄였고, 음악은 선율 중심으로 구성해 청취 난도를 낮췄다. 일부 장면에는 유머 요소를 넣어 긴장도를 완화했다.

제작진은 작곡 김천욱, 대본 이난영, 지휘 양진모, 연출 김숙영이 참여했다. 소프라노 윤정난·이경진·이다미, 테너 김동원·정제윤·이사야, 바리톤 정승기·최은석·한규원, 메조소프라노 신성희·김현지 등이 출연한다. 연주는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고 위너오페라합창단, 한울어린이합창단, YL오페라무용단이 참여한다.

창작 오페라 제작 과정에서의 부담도 적지 않다. 기존 레퍼토리가 없는 만큼 성악가와 오케스트라가 새 악보를 처음부터 익혀야 하고, 연출 역시 참고할 무대 없이 장면을 구성해야 한다. 관객 확보 역시 과제로 꼽힌다.

‘제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2차 라인업 6편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찬드라’를 무대에 올리는 더뮤즈오페라단 이정은 총예술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제공

이정은 더뮤즈오페라단 총괄예술감독은 28일 “이야기와 음악에서 낯설음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일반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 서사와 멜로디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 작품은 익숙한 레퍼토리보다 관객 접근이 쉽지 않다”며 “공연 문법을 단순화해 접근성을 높이려 했다”고 말했다.

더뮤즈오페라단은 2009년 창단 이후 어린이 오페라 중심 활동에서 창작 오페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번 작품은 공연예술창작산실에 세 번째 도전 끝에 선정됐다.

이 감독은 “창작 오페라도 관객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며 “동양적 소재를 기반으로 한 작품 제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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