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명상 결합한 아트페어 10일 개막…치유 내세웠지만 실질적 차별성은 과제

예술 감상에 명상과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헤럴드X인스파이어드 아트페어’가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예술을 치유의 매개체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 아트페어 시장에서 유사한 경험형 전시가 늘고 있는 만큼 실제 차별성이 얼마나 구현될지는 현장 운영과 콘텐츠 완성도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사는 코리아헤럴드와 헤럴드뮤즈, 인스파이어드가 공동 주최한다. 국내외 50여 개 갤러리와 4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1000점 이상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국내 갤러리뿐 아니라 일본과 프랑스 등 해외 갤러리도 일부 참여해 국제성을 강조했다.
참여 작가 구성은 거장급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폭넓은 편이다.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지만, 참여 규모가 큰 아트페어일수록 개별 작품의 밀도보다 행사 전체의 분위기와 판매 구조가 더 부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관람객 입장에서는 ‘작품을 깊이 있게 보는 자리’인지, 아니면 ‘경험형 소비를 결합한 복합 행사’인지에 대한 인상이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의 핵심 차별점으로 명상과 힐링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명상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 싱잉볼·요가·차 체험 등을 운영해 예술 감상과 내면 성찰을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예술 전시가 단순 감상에서 벗어나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치유 서사와 결합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예술을 통한 치유’라는 표현은 최근 문화행사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개념인 만큼, 실제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명상이나 힐링 요소가 작품 감상의 깊이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전시 자체보다 부가 체험이 앞서는 방식으로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 예술의 공공성이나 미적 경험을 강조하기보다, 감성적 마케팅 문구로 치유 개념이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올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앞서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뮤지엄 테라피’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주최 측은 당시 프로그램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아트페어를 더 확장된 형태로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시형 프로그램과 판매 중심의 아트페어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치유와 명상이라는 메시지가 상업적 행사 구조 안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특징은 티켓 소지자에게 같은 기간 열리는 별도 행사 무료 관람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관람객 유입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행사 정체성이 다소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아트페어 자체의 콘텐츠 경쟁력보다 부가 혜택이 더 크게 부각될 경우 본래 기획 의도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는 미술 시장이 단순 거래 중심에서 벗어나 관람객 경험을 적극적으로 설계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예술을 어렵고 폐쇄적인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 가능한 문화 경험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는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시도가 진정한 예술 향유 확대로 이어지려면, ‘치유’라는 추상적 구호를 넘어 실제 작품과 프로그램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이번 아트페어는 예술과 웰니스의 결합이라는 최근 경향을 집약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행사의 성패는 규모나 구호보다, 관람객이 현장에서 어떤 밀도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