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숙갤러리, 한승훈·김현주 2인전 개최…공허와 자연 사이 두 시선

대구 이상숙갤러리가 오는 10월 13일부터 18일까지 한승훈·김현주 2인전 ‘더 보이드 앤 더 신(The Void and the Scene)’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사용하는 두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 배치해, 현대인의 내면과 자연의 지속성을 함께 바라보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한쪽은 인물과 심리, 다른 한쪽은 풍경과 정서를 다루지만, 결과적으로는 동시대 삶의 불안과 회복 가능성을 나란히 보여주려는 시도로 읽힌다.
한승훈은 팝아트적 요소가 드러나는 초상 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심리적 공허와 고립을 표현한다. 화려한 색채와 그래픽적인 화면 구성은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지만, 그 안에 놓인 인물들은 단절된 관계와 불안정한 정체성을 암시한다. 표면적으로는 선명하고 세련된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현대 사회의 피로와 소외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김현주는 추상적 풍경화를 통해 보다 정적인 감각에 접근한다. 겹겹의 붓질과 금박을 활용한 화면은 계절과 자연의 흐름을 직접 묘사하기보다, 기억과 위로의 정서를 환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의 작업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회복과 순환의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대상으로 다룬다.
두 작가의 작업은 형식적으로는 대비가 크다. 한승훈이 인간 내면의 불안과 단절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김현주는 자연의 지속성과 정서적 안정감을 더듬는다. 전시는 이 차이를 단순 대비에 머물게 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각이 어떻게 하나의 감정선 안에서 만날 수 있는지 보여주려는 의도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기획이 실제 전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작동할지는 작품 간 배치와 관람 동선, 해석의 밀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허’와 ‘회복’, ‘인간’과 ‘자연’이라는 구도는 익숙한 전시 언어이기도 한 만큼, 개념적 설명을 넘어 작품 자체가 얼마나 긴장감 있게 संवाद하느냐가 전시 완성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대규모 기획전보다는 비교적 압축된 형식의 2인전으로,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중해서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려한 형식과 내면의 불안, 고요한 풍경과 위로의 감각이 어떻게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