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폐공장에 스며든 예술…사상공단서 ‘아직’ 전시 열려

폐공장 일산수지에서 열린 ‘아직_be for the meaning’ 전시 모습. 홍지혜 작가 제공

부산 사상공단 내 폐공장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장소의 흔적과 시간을 새롭게 해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기능을 멈춘 공장의 빈자리를 작품으로 덧칠하기보다, 그 공백 자체와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가 전시 전반을 이룬다.

전시 ‘아직_be for the meaning’은 국내외 작가 12명이 참여해 폐공장 ‘일산수지’를 각자의 시선으로 다시 읽어낸 자리다. 부산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출신 작가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드로잉과 설치,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간의 시간성과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폐공장을 단순한 전시장으로 바꾸기보다, 그 안에 남아 있는 흔적과 침묵을 작품과 함께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작가들은 공간을 새로 채우는 방식보다, 이미 존재하던 낡음과 사라짐의 감각 속에 스며드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작품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공간의 일부가 되어, 공장이 품고 있던 시간과 상태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참여 작가들은 동아대를 매개로 인연을 맺은 이들로,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장소를 해석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설명되지 못하고 기록되지 않은 공간의 소외된 부분들이다. 전시는 ‘있다’와 ‘없다’, 남아 있음과 사라짐의 경계를 뚜렷이 나누기보다, 그 애매한 상태를 그대로 감각하게 만든다.

전시를 기획한 홍지혜 작가는 기능을 멈춘 옛 공장의 구조와 그 안에 남겨진 시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또 다른 전환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전시 공간이 아닌 폐공장에서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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