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왕과 사는 남자’ 900만 눈앞…한국 영화 부활 이끌 신호탄 될까

영화 ‘왕과 사는 남자’ 900만 관객 돌파. photo 쇼박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4주 차에도 이례적인 흥행 속도를 이어가며 한국 영화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1000만 관객 고지에 다가서는 과정에서 기존 흥행 공식을 뛰어넘는 기록까지 세우며, 침체됐던 극장가에 강한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3월 1일 하루 동안 전국 극장에서 81만7212명을 모아 누적 관객 848만4433명을 기록했다. 이는 개봉 4주 차에 나온 성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개봉 초반이나 입소문이 정점에 이르는 2주 차에 흥행세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 동원력이 오히려 더 커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삼일절 하루 관객 수는 이 작품이 앞서 설 연휴 기간 세웠던 자체 최고 일일 관객 기록을 다시 넘어선 수치다. 개봉 후 한참 시간이 지난 시점에 오히려 최고치를 새로 썼다는 점에서, 흔한 흥행 곡선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말 성적도 압도적이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4주 차 주말 동안 175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같은 시기 주말 흥행 기록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존 1000만 영화들의 흐름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장기 흥행작으로서의 힘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의 흥행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한 편의 성공에 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휴민트’와 함께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서로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왕과 사는 남자’가 감정선을 자극하는 서사로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했다면, ‘휴민트’는 첩보 액션 장르의 긴장감을 앞세워 또 다른 수요를 흡수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설 연휴 극장가 성적에서도 확인됐다. 연휴 기간 일평균 극장 관객 수가 코로나19 이후 설 연휴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국 영화 점유율도 크게 높아졌다. 단일 흥행작의 독주를 넘어 여러 한국 영화가 동시에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휴 동안 ‘왕과 사는 남자’는 가장 강한 흡인력을 보였고, 여기에 ‘휴민트’와 다른 한국 영화들이 함께 경쟁하며 관객에게 선택지를 넓혀줬다. 업계에서는 이런 다양성이야말로 극장가 회복의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특정 작품 한 편만 잘되는 구조보다, 서로 다른 장르의 한국 영화가 동시다발적으로 흥행해야 시장 전체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른 작품들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거나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며 반등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국 영화 산업이 단기적인 화제성을 넘어 실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아직 조심스럽다. 몇 편의 흥행작이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산업 전체의 부활을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와 제작, 배급, 관객 습관의 변화까지 연결되려면 보다 장기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왕과 사는 남자’가 만들어낸 파장은 분명하다. 개봉 4주 차에도 최고 기록을 다시 쓰며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은 이 작품은, 적어도 한국 영화가 아직 충분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입증했다. 이제 남은 관심은 이 기세가 1000만 관객 돌파로 이어질지, 그리고 그 열기가 한국 영화 전체의 회복으로 확장될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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