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속았다”…박세리,김승수 가짜 결혼 영상 퍼져


골프 선수 박세리와 배우 김승수의 결혼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 결혼식처럼 구성된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된 가짜 콘텐츠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서울 모처 결혼식’이라는 제목으로 퍼졌고 조회수는 800만 회를 넘겼다. 영상에는 아나운서 음성과 뉴스 자막, 사진 편집이 결합돼 실제 보도 영상처럼 구성됐다. 별도의 출처 없이도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형태였다.
박세리는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열애설을 넘어 결혼설까지 나왔다”며 “가짜를 너무 진짜처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네 주민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고 지인들이 연락을 해올 정도였다”며 실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I는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승수도 28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AI 가짜뉴스와 영상 편집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과거 예능 출연 장면이 편집돼 루머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최근 확산되는 ‘AI 생성 가짜뉴스’의 전형적인 형태로 평가된다. 음성 합성과 이미지 편집, 자막 구성까지 결합되면서 기존 텍스트 기반 허위정보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를 띠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 형식을 차용할 경우 이용자는 별도의 검증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
유사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정치인의 연설을 조작한 딥페이크 영상이 선거 기간에 확산된 사례가 보고됐고, 국내에서도 연예인 발언을 합성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인터뷰를 만들어 유포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콘텐츠는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하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빠르게 소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플랫폼 유통 환경도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 플랫폼은 조회수와 체류 시간을 기준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자극적인 제목과 영상일수록 더 넓게 노출되는 구조다. 사실 확인보다 소비 속도가 앞서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허위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문제는 피해 범위가 개인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당사자는 명예 훼손과 사생활 침해를 겪고, 이용자는 사실과 허위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뉴스 형식을 모방한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기술 자체는 콘텐츠 제작과 정보 전달을 혁신하는 도구로 평가된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술 활용 범위와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뒤따르고 있다.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영상과 음성이 대량으로 생산될 경우, 기존 정보 검증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도적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사후 삭제 조치를 담당하고 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딥페이크 등 합성 콘텐츠가 개인정보 침해로 이어질 경우 제재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표시 의무’를 도입하는 방안과 플랫폼의 유통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지만, 법제화는 아직 진행 중인 단계다.
현행 체계는 대부분 사후 대응에 집중돼 있다. 콘텐츠가 이미 확산된 뒤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이어서, 수백만 조회수가 발생한 이후에는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특히 생성형 AI 콘텐츠는 제작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도 쉽지 않다. 해외에서도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문제의 본질을 기술이 아닌 유통과 소비 방식에서 찾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온라인 환경에서는 콘텐츠의 사실 여부보다 조회수와 반응 속도가 노출을 좌우하는 경향이 강하다. 유튜브와 숏폼 플랫폼은 시청 시간과 클릭률을 기준으로 영상을 확산시키기 때문에, 자극적인 제목과 형식을 갖춘 콘텐츠일수록 빠르게 퍼진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출처를 확인하기보다 ‘뉴스처럼 보이는 형식’ 자체를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보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긴 기사나 공식 발표보다 짧은 영상과 요약된 콘텐츠를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사실 확인 이전에 정보가 소비되는 흐름이 일반화됐다. 특히 AI로 생성된 음성과 자막, 앵커 형식 화면이 결합되면 기존 뉴스와 구분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기술 규제와 플랫폼의 추천 방식, 콘텐츠 표시 기준, 이용자의 정보 판별 능력까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