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운동하면 더 행복한데…장애인 체육 참여율은 되레 떨어졌다

[문체부제공]

장애인이 생활체육에 참여할수록 행복감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참여율은 소폭 감소했다. 시설과 예산을 늘리는 정책이 이어졌음에도 실제 이용 환경과의 괴리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참여 확대 정책이 ‘이용 가능한 구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전국 등록 장애인 1만 명(만 10~69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1회 30분 이상 운동하는 ‘완전 실행자’ 기준 참여율은 34.8%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참여율 흐름은 단순 감소로 보기 어렵다.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다 정체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참여 기반은 확대됐지만 실제 운동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생활체육 참여와 행복도 간 상관관계는 뚜렷했다. 꾸준히 운동하는 ‘완전 실행자’의 행복도는 평균 3.39점으로 가장 높았고, ‘불완전 실행자’는 3.33점, 운동을 하지 않는 집단은 2.99점으로 나타났다. 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상승하는 구조가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효과가 참여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장애인의 실제 운동 공간은 정책 방향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장소는 ‘근처 야외 등산로나 공원’으로 45.4%를 차지했고, 체육시설 이용은 18.2%에 그쳤다. 집안 운동은 9.4% 수준이었다.

이는 시설 중심 정책이 실제 이용 패턴과 어긋나 있음을 보여준다. 장애인 체육 정책은 그동안 체육시설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실제로는 접근이 쉬운 야외 공간이 주요 운동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체육시설 이용을 가로막는 요인도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혼자 운동하기 어려워서’가 26.8%로 가장 많았고, ‘시설과 거리가 멀어서’가 17.1%, ‘시간 부족’이 13.6%로 뒤를 이었다.

특히 ‘혼자 운동하기 어렵다’는 응답은사회적·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동반자 부족, 지도 인력 부족, 프로그램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접근성 역시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이동 편의성과 이용 가능 시간까지 포함된 개념으로 해석된다.

운동 참여자들이 꼽은 정책 수요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드러난다.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비용 지원’이 34.7%로 가장 높았지만, 장애인용 운동용품(15.5%), 생활체육 프로그램(15.0%), 시설 편의 개선(12.8%), 생활체육 지도(9.1%) 등 다양한 요소가 고르게 분포했다.

이는 비용 지원만으로는 참여 확대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 즉 프로그램·지도·접근성·동반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정책과 현실 간 간극은 시설 선호에서도 확인된다. 앞으로 이용하고 싶은 체육시설로는 공공 체육시설(통합형)이 33.7%로 가장 높았고, 이는 전년 대비 4.9%포인트 증가했다.

이용 의향은 높지만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시설 공급 확대가 곧 이용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2026년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지원 확대, 스포츠강좌이용권 확대(2만5900명), 생활체육 지도자 966명 배치, 프로그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시설 확대 중심 정책만으로는 참여율 정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이용 단계에서의 장애 요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결국 장애인 생활체육 정책은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가’에서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가’로 초점을 이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동 참여가 행복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확인된 만큼, 참여 자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참여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참여율 하락이라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적 병목이다. 비용, 접근성, 동반자, 프로그램이 맞물린 이용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참여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 생활체육 정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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