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녹색펀드 5000억 조성…정부, 투자 넘어 ‘해외 수주 묶기’ 나섰다

정부가 녹색 산업을 앞세운 해외 수주 확대에 나선다.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투자와 수주를 결합한 구조를 통해 기업 진출을 직접 유도하는 방식이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에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진행한다. 정부 출자 600억원에 민간 자금을 더한 규모다. 해당 펀드는 2024년 10월 출범해 2029년까지 총 5092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로 나뉜다. 블라인드 펀드는 운용사가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프로젝트 펀드는 특정 사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탄소 감축, 에너지 전환, 순환경제, 물 산업 등 해외 녹색 프로젝트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투자-수주 연계’다. 정부는 펀드 운용 과정에서 해외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국내 기업이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유지관리까지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자금을 투입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업 참여를 전제로 구조를 짜겠다는 의미다.

이미 일부 사업에서 집행이 이뤄졌다. 미국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시설에 350억원,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 기업 등에 투자되며 지난해 말 기준 5개 사업에 1462억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해외 수주와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이던 해외 인프라 사업에 중소·중견기업이 가치사슬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정책 추진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 심화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해 대규모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책 금융을 앞세워 해외 인프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단순 금융 지원만으로는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펀드 규모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5000억원 수준은 개별 대형 프로젝트와 비교하면 제한적인 규모다. 글로벌 인프라 사업은 단일 사업당 수조원 단위가 일반적이다.

사업 발굴과 운용 역량도 변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프라 사업은 초기 리스크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다”며 “운용사의 프로젝트 선정 능력이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수주다. 투자하는 것과 계약을 따내는 건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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