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루 3시간 넘게 본다”…청소년 미디어 소비, ‘숏폼’으로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 표지]

국내 청소년의 온라인 영상 시청 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짧은 영상 중심의 ‘숏폼’이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7일 공개한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26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일주일 동안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5.1%였다.

평균 시청 시간은 하루 200.6분으로 집계됐다. 약 3.3시간 수준이다.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만 보면 평균 시청 시간은 210.8분으로 더 길어진다. 중학생은 233.7분, 고등학생은 226.2분, 초등학생도 143.6분을 기록했다.

이용 플랫폼 구조도 달라졌다. 인스타그램 릴스가 37.2%로 가장 높았고 유튜브 35.8%, 유튜브 쇼츠 16.5%, 틱톡 8.0% 순이었다. 기존 중심이었던 유튜브를 릴스가 앞선 점이 특징이다.

숏폼 이용 빈도는 급격히 늘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숏폼 콘텐츠를 얼마나 자주 봤느냐’는 질문에 49.1%가 ‘매일’이라고 답했다. 2022년 조사에서 같은 응답이 사실상 없었던 점과 비교하면 이용 방식이 바뀐 수준이다.

영상 소비는 생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에 직접 영상을 올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0.3%였다. 시청 중심에서 제작과 공유까지 확장된 구조다.

반면 TV 시청은 감소했다. 최근 일주일간 TV를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84.8%로 2022년보다 12.6%포인트 줄었다. 영상 소비의 중심이 방송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추천 알고리즘이 있다. 숏폼은 짧은 시간 안에 반복 시청이 가능하고 다음 콘텐츠로 자동 연결되는 구조다. 이용자가 선택하지 않아도 시청이 이어진다. 이용 시간이 늘어나는 구조가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지 기능에 대한 영향도 논의되고 있다. Oxford University Press는 2024년 ‘brain rot(뇌 썩음)’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며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 과잉 소비로 나타나는 정신적·인지적 기능 저하”로 정의했다.

최근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된다. 2024년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모바일 숏폼 영상 이용 성향이 높을수록 자기 통제력과 주의집중 기능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2025년 국제 메타분석에서는 숏폼 영상 이용 증가가 집중력 감소와 억제 통제 약화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짧은 영상이 빠르게 전환되는 구조가 기억 유지 능력과 주의 지속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제시됐다.

해외에서는 규제 논의도 시작됐다.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 정책을 추진했고,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유사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용 시간 자체보다 이용 구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정책 논의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짧은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고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강화된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정보 처리 방식이라는 평가다.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와 활용이 동시에 제기된다. 초등학생 단계부터 숏폼 이용이 확산되면서 집중력 저하 가능성이 지적되는 한편, 짧은 영상 기반 학습 콘텐츠 활용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규제보다 이용 환경 설계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보다 콘텐츠 구조와 추천 방식, 교육 환경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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