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하이브, 인도에 다섯 번째 해외 법인…현지 아이돌 직접 키운다

[사진:하이브인디아로고]

하이브가 인도 뭄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인도 아티스트 발굴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사업 구조를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하이브는 23일 인도 뭄바이에 ‘하이브 인디아’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일본, 미국, 남미,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 해외 법인이다. 현지 오디션과 트레이닝 시스템을 도입해 인도 출신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처럼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제작 기반을 갖추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인도 뭄바이는 영화 산업과 공연 예술이 집약된 문화 중심지”라며 “현지에서 탄생한 아티스트를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인도의 목소리가 세계의 서사가 될 때까지’라는 슬로건도 함께 공개했다.

인도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시장이다. 인도상공회의소(FICCI)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음악 스트리밍 이용자는 약 1억8500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음악과 영상 콘텐츠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K팝 수요도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3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인도 내 K팝 음원 스트리밍은 2018년 대비 362% 증가했다. 유튜브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K팝 소비층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공연과 팬덤 활동 역시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인도 시장의 특징은 젊은 인구 구조다. 인도 전체 인구는 약 14억6000만 명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며, 이 가운데 30세 이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콘텐츠 소비의 핵심 연령대가 집중돼 있는 구조다. 여기에 저가 데이터 요금과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맞물리면서 디지털 콘텐츠 소비 환경이 빠르게 형성됐다.

하이브는 이번 법인 설립을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국가별로 독립적인 제작 거점을 구축하고, 해당 지역의 문화와 언어를 반영한 아티스트를 직접 육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은 일부 지역에서 이미 실행됐다. 일본에서는 현지화 보이그룹 ‘앤팀’이 데뷔했고, 남미에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밴드 ‘무사’, 보이그룹 ‘산토스 브라보스’가 출범했다. 현지 언어와 문화 요소를 반영한 콘텐츠가 지역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음반사들은 중남미와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해 글로벌 유통망과 연결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음악 제작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인도 역시 이러한 흐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는 2024년 보고서에서 인도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지털 음악과 영상 콘텐츠 부문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인도 시장을 제작 거점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한 글로벌 음악 산업 관계자는 2025년 9월 업계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획사들이 인도를 콘텐츠 소비 시장이 아니라 생산 기반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현지 인재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안착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인도는 지역별 언어와 문화 차이가 크고 음악 소비 패턴도 다양하다. 발리우드 중심의 기존 음악 산업 구조도 변수로 꼽힌다. 현지화 전략이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사업 성과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브는 현지 아티스트 육성과 함께 기존 소속 아티스트의 인도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공연과 콘텐츠 유통을 병행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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