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비비고 만두 美 디자인 특허 논란…K-푸드 확산 속 ‘문화 vs 지식재산’ 충돌

[사진:CJ제일제당이 미국 특허청에 신청한 비비고 만두 모양.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 형상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취득하면서,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음식 문화와 지식재산권의 경계가  논의되고 있다. 이번 등록은 ‘만두’라는 음식 전체가 아니라 외형상 장식적 특징을 보호하는 디자인 특허다. 미국 특허청 공보에 따르면 해당 특허는 ‘dumpling’의 장식적 디자인에 관한 것으로, CJ제일제당이 2023년 2월 출원했고 2025년 4월 등록됐으며 보호 기간은 15년이다.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K-푸드의 시장 확대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K-Food Plus 수출은 130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농식품 수출은 99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9% 늘었다. 미국은 2024년 한국 농식품 최대 수입국으로 15억929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21.2% 증가했다.

비비고 만두는 이 확장 흐름의 대표 사례다. CJ 측 자료와 외신 보도를 보면 비비고 만두는 북미 시장 점유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dumpling’ 대신 ‘mandu’ 명칭을 앞세워 제품 정체성을 키워왔다. CJ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북미 시장 점유 1위를 명시했고, 국내외 보도에서는 미국 소비자용 만두 시장 점유율이 40% 안팎으로 소개됐다.

이번 특허를 이해하려면 음식의 “기원”과 기업의 “권리 보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산업디자인이 제품의 외관을 보호하며,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즉 기업이 음식 자체의 역사나 전통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품의 형상과 시각적 특징을 경쟁법적으로 보호하려는 전략에 가깝다.

중국 측 반응은  비판을 넘어, 특허 적용 범위에 대한 우려까지 포함된 형태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환구시보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한국 기업이 만두 모양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리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만두는 중국 전통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견과 함께, 특정 국가 기업이 만두 형태를 권리로 보호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중국 현지 온라인 여론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확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교자(餃子)는 중국 음식인데 외형까지 특허로 보호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향후 미국 시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중국 만두 제품이 판매될 경우 권리 침해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냉동 만두와 같이 공산품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의 경우, 외형 유사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뒤따랐다.

다만 이번 특허의 적용 범위는 음식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시각적 디자인 요소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해석 차이가 존재한다. CJ제일제당은 “해당 특허는 만두라는 음식 전반이 아니라, 두 줄의 주름이 반복되는 특정 형상에 대한 디자인 권리”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일한 조리 방식이나 유사한 만두 제품이라 하더라도, 해당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모방하지 않는 한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중국 측 반응은 음식의 문화적 기원 문제와 산업적 권리 보호 개념이 혼재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통 음식으로서의 만두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으로서의 만두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인식되면서, 동일한 대상에 대해 상이한 해석이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치, 한복, 만두처럼 동아시아에서 문화적 기원을 공유하는 대상은 역사·정체성의 언어로 소비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브랜드·포장·디자인·유통 권리의 언어로 다시 재편된다. K-푸드가 커질수록 “무엇이 문화이고 무엇이 기업 자산인가”라는 질문도 더 자주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부 자료에서 보이듯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 농식품의 핵심 시장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긴장을 키우는 배경이다.

이번 비비고 만두 특허 이슈는 음식의 원조 논쟁만으로 보기 어렵다. K-푸드가 수출 상품을 넘어 디자인과 브랜드까지 경쟁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쟁점은 ‘만두가 누구 음식인가’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부분까지 기업의 권리로 보호할 수 있느냐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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