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발라드는 배경음악이 됐다”…신승훈 정규앨범이 던진 장르의 질문

[사진:신승훈. 제공:도로시컴퍼니]

짧은 음원과 영상 중심 소비가 확대된 음악 시장에서 발라드 장르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수 신승훈이 10년만에 정규앨범을 내놓는다. 장르와 형식 모두 시장 흐름과는 다른 선택이다.

신승훈은 22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규 12집 ‘신시얼리 멜로디즈(SINCERELY MELODIES)’ 발매를 앞두고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리메이크 앨범이나 과거의 영광으로 축하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았지만 기념 성격보다 신작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앨범은 23일 발매된다. 총 11곡이 수록됐다. 신승훈이 전곡 프로듀싱과 작곡에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너라는 중력’과 ‘트룰리(TRULY)’다.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서정적 발라드가 중심이다.

정규앨범 발표는 약 10년 만이다. 공백 기간 동안 음악 시장 구조는 크게 변했다. 음원 소비는 짧아졌고, 플랫폼 중심의 추천 시스템이 강화됐다. 아이돌과 트로트 중심 시장 구조도 자리 잡았다. 앨범 단위 감상보다는 곡 단위 소비가 일반화된 흐름이다.

이런 환경에서 정규 발라드 앨범은 드문 형식이다. 신승훈 역시 변화된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요즘은 BGM(배경음악) 가수가 됐다. 말 그대로 발라드는 얘기할 때 들리는 음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발라드가 전면 콘텐츠에서 배경 요소로 이동했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다.

그는 이어 장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발라드가 보이게 되는 순간에 일조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또 “발라드는 그 자리에 있으면 된다. 나머지 것들이 내려오면 보이게 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내 비중이 줄었더라도 장르 자체의 수요는 유지된다는 판단이다.

이번 앨범은 제작 과정에서도 변화된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3년 전부터 정규 앨범 준비를 했는데, 나이 때문인지 작업이 잘 안되더라”며 “이번 음반은 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썼다”고 말했다. 긴 공백과 작업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구성 방식 역시 기존 시장 흐름과는 다르다. 리메이크나 과거 히트곡에 의존하지 않고 신곡으로만 채웠다. 전곡을 직접 프로듀싱했다. 기념 앨범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작 앨범 성격이 더 강하다.

이 같은 선택은 시장 구조와 일정한 거리를 둔 접근으로도 읽힌다. 빠른 소비 중심 환경에서는 짧은 곡과 반복 노출이 중요해졌다. 반면 정규앨범은 긴 호흡의 감상과 서사를 전제로 한다. 발라드 장르 역시 이러한 형식과 맞닿아 있다.

발라드의 위치 변화는 소비 방식과도 연결된다. 음원 플랫폼과 영상 기반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음악은 배경 요소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었다. 집중해서 듣는 음악보다 상황에 맞춰 소비되는 음악이 증가했다. 신승훈이 언급한 ‘BGM’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라드 장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정한 수요층이 유지되고 있으며, 특정 시점에서는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장르의 유행은 변하지만 감정 전달 중심 음악에 대한 수요는 유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앨범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시장 변화와 장르 지속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정규앨범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현재 시장과의 간극을 드러내는 사례다.

공연 일정도 이어진다. 신승훈은 오는 11월 1일과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2025 더 신승훈쇼, 신시얼리 35’를 개최한다. 이번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무대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규앨범 형태의 발라드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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