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일본서 확장되는 한국문학 독자층…한일 출판 교류 ‘생태계 단위’로 이동

[사진:한국 문학의 달-책을 둘러싼 다섯 가지 대화 포스터. 제공: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일본에서 한국 문학을 중심으로 한 출판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작가와 번역가, 출판사와 서점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열리면서 교류 범위가 작품 소개를 넘어 유통 구조와 독자 기반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한국문화원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한국 문학의 달-책을 둘러싼 다섯 가지 대화’는 지난 20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했다.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행사 기간 동안 북토크와 출판사·서점·번역가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막일에는 오사카 우메다 츠타야 서점에서 황정은 작가 북토크가 열렸다. 일본어 번역을 맡은 사이토 마리코가 진행을 맡았다. 황 작가는 작품 일부를 낭독하고 집필 배경과 작업 방식을 소개했다. 작가와 번역가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면서 작품 해석뿐 아니라 번역 과정에 대한 설명이 동시에 이뤄졌다.

현장에서는 작품 내용뿐 아니라 창작과 번역 과정에 대한 관심이 함께 나타났다. 북토크에 참석한 관객은 “저자와 번역가가 깊은 신뢰 속에서 나눈 대담이 인상적이다”며 “저자가 자신의 작품을 부드러운 한국어로 낭독해주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만 즐기던 한국 문학이었는데 이제 이런 이벤트가 만석이 되는 상황에 한국 문학 팬으로서 감개가 무량하다”며 “새로운 시점에서 한국 문학을 바라볼 수 있는 이런 기획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출판계 교류 프로그램도 이어지고 있다. 출판사 토크에서는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와 미시마 쿠니히로 미시마샤 대표가 참여해 양국 출판 환경을 비교했다. 이 자리에서는 독자 감소와 디지털 전환 등 공통 과제가 논의됐다. 출판 시장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양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서점주 토크에서는 정지혜 ‘사적인서점’ 대표와 이소가미 타쓰야 토이북스 대표가 참여했다. 독립서점 운영 경험과 독자 소통 방식이 공유됐다. 온라인 유통 확대 속에서도 오프라인 서점이 독자와 직접 접점을 유지하는 방식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서점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21일에는 오사카한국문화원에서 독서 워크숍이 진행됐다. 참가자 사연을 바탕으로 맞춤형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되면서 단순한 강연 형식에서 벗어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일정 중반을 지나고 있다. 행사 후반부에는 번역가 토크가 예정돼 있다. 오는 29일 문화원 누리홀에서 일본 문학 번역가 권남희와 한국 문학 번역가 요시카와 나기, 승미가 참여한다. 번역 과정에서의 선택과 해석, 언어 간 문화 차이를 조율하는 방식이 주요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일본 내 한국 문학 독자층이 일정 수준 이상 형성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일부 독자층 중심으로 소비되던 한국 문학이 최근에는 행사 관객층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작가와 번역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작품 이해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장 반응 역시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김혜수 오사카한국문화원장은 “한국 문학을 깊이 사랑하는 팬층이 일본에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책을 만드는 과정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작품 소비를 넘어 제작 과정과 번역 과정까지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출판 교류의 방식도 변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번역 출간 중심으로 교류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작가와 번역가, 출판사와 서점이 동시에 참여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단일 작품 중심 교류에서 벗어나 출판 생태계 전반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변화는 독자 기반 확대와도 연결된다. 번역과 유통, 독자 경험이 결합된 구조가 형성될 경우 단발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독서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사는 29일까지 이어진다. 남은 일정에서 번역가 토크와 후속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일 출판계가 공통 과제를 공유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흐름이 실제 유통과 독자 시장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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