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존속살해 사건…고령 돌봄 부담 속 가족 내 범죄 드러나

경기 포천에서 70대 어머니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고령 부모와 함께 거주하던 가족 내 범죄가 발생하면서 돌봄 부담과 고립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포천경찰서는 9월 13일 존속살해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5시 45분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주택 내부에서 숨진 70대 여성 B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고, 흉기에 의한 상처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 있던 A씨는 “어머니가 병환으로 힘들어해 일주일 전쯤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시점과 범행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평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확보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령 부모와 자녀가 단둘이 생활하는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18%를 넘었다. 같은 기간 1인 가구와 노인가구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가족 내 돌봄 부담이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도 지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노인 돌봄 관련 연구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장기간 돌봄을 전담하는 경우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족 내 돌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외부 지원이 결합되지 않으면 위험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용익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3년 돌봄 정책 관련 토론회에서 “가족에게 돌봄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장기요양 가족돌봄 실태’ 연구에서도 가족 돌봄 제공자의 상당수가 우울감과 스트레스 증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특히 단독 돌봄 상황에서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사회복지학계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이어진다. 한 사회복지학 교수는 “가족 내 돌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외부와의 접촉이 줄어들고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며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공적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족 단위 돌봄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개인이 감당하는 돌봄 부담과 사회적 지원 체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과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