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달 음식 늘었지만 끊기 어렵다…“염증 수치 상승” 연구, 식문화 변화와 맞물렸다

[사진: 경기도 도심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로 쓰러져 있다. 촬영:최창호기자]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 음식 소비가 일상 식사로 자리 잡으면서 식생활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외식 회복 이후에도 배달 이용이 유지되면서 식사 방식이 재편된 가운데, 이런 변화가 건강 지표와 연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Food Science & Nutrition 2025년 12월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배달 음식 섭취가 많을수록 체내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식품 염증 지수(DII)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국가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8556명의 식습관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 집단은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는 낮고, 중성지방과 공복 혈당, 인슐린 수치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염증 지수 상승이 심혈관계 위험 요인과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달 음식 섭취와 사망률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달 소비 확산은 단순한 식사 선택을 넘어 생활 방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재택근무와 1인 가구 증가, 야간 소비 확대 등으로 조리 시간을 줄이고 즉시 섭취 가능한 식사를 선택하는 흐름이 고착됐다. 음식 준비보다 주문이 우선되는 소비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은 외식의 대체를 넘어 일상 식사로 전환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2021년 26조원대로 급증한 뒤 최근에는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26조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식이 회복된 이후에도 배달 소비가 함께 유지되면서 식사 방식이 병행 구조로 바뀐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메뉴 선택 기준도 달라졌다. 배달 음식은 조리 편의와 배송 안정성을 고려해 튀김류와 고열량 음식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채소와 저염식 중심 식단은 상대적으로 선택이 제한되는 구조다. 가정식과 비교하면 염분 함량은 높고 칼륨 함량은 낮은 경향이 나타난다.

배달 중심 식습관이 건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혜미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배달 음식과 외식 위주의 소비가 늘고, 운동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비만과 고혈압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연구진이 2024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제주 지역 19~39세 312명을 조사한 결과, 주 3회 이상 배달 음식을 섭취하는 집단은 주 1회 미만 섭취 집단보다 비만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잦은 배달 음식 섭취가 아침 결식과 짠 음식 선호 등 식습관 변화와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배달 음식 자체를 줄이기보다 선택 방식을 조정하는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형성된 소비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뉴 구성에서 튀김보다 구이, 고열량 음식보다 채소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식단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달 음식은 편의 소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일상 식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 방식의 변화가 건강 지표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주의가 필요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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