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70만 점”…우크라 문화재 약탈, 파괴 반출심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문화재 약탈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파괴와 반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약탈된 문화재가 실제 유통되고 거래되는 문제로 이동하고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2022년 2월 전면 침공 이후 점령지에서 약 170만 점에 달하는 문화재가 반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고고학 유물부터 박물관 소장품까지 포함된 규모다.
미콜라 토치츠키이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 문화유산 약 170만 점이 도난당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피해가 문화재 파괴를 넘어 실제 유통 단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인정한것이다.
국제사회도 문제의 성격을 약탈 이상으로 보고 있다. 유럽평의회는 러시아의 문화유산 공격을 두고 “문화 정체성을 겨냥한 행위”라고 평가하며, 단순 전쟁 피해가 아니라 조직적인 문화 훼손으로 규정했다.
피해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UNESCO는 2025년 4월 기준 종교시설, 박물관, 고고학 유적지 등을 포함해 최소 485개 문화유산이 파손됐으며, 전국적으로 1200건 이상의 피해가 공식 기록됐다고 밝혔다.
약탈 방식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점령지 박물관에서 유물을 조직적으로 반출했고, 일부는 크림반도 내 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전시된 사례도 확인됐다. 마리우폴과 헤르손 등 주요 지역에서는 대규모 문화재 반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흐름이 미술시장과 연결될 가능성이다. 실제로 일부 약탈 문화재가 경매나 비공식 거래 경로를 통해 시장에 등장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한 미술시장 관계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약탈된 작품이 공개 시장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과거 중동 분쟁에서도 반복된 바 있다. 전쟁 지역에서 약탈된 유물이 국제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거래되는 이른바 ‘전쟁 유물 시장’이 형성된 사례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례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국제기구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UNESCO는 동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약탈 문화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압수된 유물을 우크라이나에 반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