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사회

반려견’21마리 두고 떠났다’…반복되는 ‘애니멀 호딩’, 처벌만으로 막을 수 있나

[사진=카라페이스북/ 본 보도와 무관한 참고이미지]

[사진=카라페이스북/ 본 보도와 무관한 참고이미지]

반려견 21마리를 집에 남겨둔 이사를 40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관리 능력을 초과한 사육과 방치가 반복되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문제를 드러낸 사례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542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20242서울 소재 주거지에 반려견 21마리를 남겨둔 이사를 갔고, 동물들은 닷새 동안 방치됐다가 신고를 통해 구조됐다.

같은 사건은 국내에서 반복되고 있다. 2023경기도에서는 고양이 수십 마리를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다 방치한 사례가 적발됐고, 2022부산에서도 다수의 개를 비위생적 상태로 키우다 구조된 사건이 발생했다. 구조 이후에도 유사 행위가 반복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단순 처벌 중심 대응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애니멀 호딩은 사육 가능한 범위를 넘어 동물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도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로 인해 동물의 건강 악화와 폐사뿐 아니라 악취, 위생 문제, 이웃 갈등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있다.

해외에서는 이를 정신건강 문제와 연결해 접근한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2013정신질환 진단 기준(DSM-5)에서 ‘저장 장애(Hoarding Disorder)’독립 질환으로 분류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동물 호딩을 강박적 저장 행동의 유형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애니멀 호딩에 대한 별도 법적 정의나 관리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는 동물보호법상 유기나 학대 행위 중심으로 처벌이 이뤄지고 있으며, 사전 개입이나 재발 방지 시스템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애니멀 호딩을 복합적 문제로 보고 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AWARE) 대표는 2024동물보호 관련 보고서에서 “애니멀 호딩은 동물 학대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심리·사회적 문제와 결합된 현상”이라며 “구조 이후에도 동일 행위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발표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규모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면서 사육 방식과 규모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관리 기준은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환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은 2024정책 브리핑에서 “반려동물 양육 증가에 따라 사육 관리 기준과 책임 체계를 함께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밝혔다.

문화적 관점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022생태·공존 관련 강연에서 “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회일수록 책임 역시 강화돼야 한다”며 “감정적 애착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공존이 어렵다”설명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다수 반려동물 사육 가구에 대한 관리 방안을 검토하거나 민원 발생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국 단위의 통합 관리 체계는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해외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리 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일정 이상의 동물을 사육할 경우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동물 보호기관과 사회복지 시스템이 함께 개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문가들은 처벌 중심 대응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애니멀 호딩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관리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반려동물 문화 확산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보여준다. 사육 규모와 책임 사이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개인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로 확장될 있다는 점에서다.

반려동물과의 공존이 일상이 시대에 ‘얼마나 키울 있는가’보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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