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뉴스 한 편, 얼마인가”…AI 시대, 언론과 빅테크 ‘데이터 가격 전쟁’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5년 4월 발간한 ‘해외 미디어 동향’ 보고 캡쳐]

생성형 인공지능(AI)뉴스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면서, 언론과 빅테크 간 ‘데이터 가격’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뉴스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AI 산업의 핵심 자산으로 재편되면서, 가치와 보상 구조를 둘러싼 협상과 충돌이 동시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54발간한 ‘해외 미디어 동향’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협력과 갈등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콘텐츠 공급 계약과 저작권 소송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Associated Press2023OpenAI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의 Axel SpringerFinancial Times 역시 AI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합류했다.

반면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The New York Times2023OpenAIMicrosoft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자사 기사 수백만 건이 무단 학습에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충돌은 국가 차원의 규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는 2021년 ‘뉴스 미디어 협상법’도입해 구글과 메타 플랫폼 기업이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제도 도입 이후 주요 언론사들은 플랫폼과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역시 2019년 ‘저작권 지침(DSM Directive)’통해 뉴스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고, 플랫폼 기업의 사용 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는 언론사와 플랫폼 뉴스 사용료 협상이 본격화됐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는 ‘뉴스 데이터 유료화’제도와 계약을 통해 점차 현실화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AI 학습 데이터의 경우 개별 콘텐츠 기여도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 체계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갈등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KBS 주요 방송사는 포털의 뉴스 사용 방식과 관련해 저작권 수익 배분 문제를 둘러싼 법적 대응에 나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뉴스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뉴스가 ‘콘텐츠’넘어 ‘데이터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2025보고서에서 “언론사는 단순 콘텐츠 공급자가 아니라 데이터 생산자로서 산업 위치를 재설정해야 한다”밝혔다.

해외 학계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온다. 에밀리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2024미디어 포럼에서 “AI저널리즘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원천 콘텐츠에 대한 보상 구조는 여전히 정립되지 않았다”말했다.

문제는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언론사는 AI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있지만, 동시에 콘텐츠가 통제 없이 활용될 경우 기존 광고·구독 모델이 약화될 있다.

과정에서 협상력의 비대칭도 지적된다. 글로벌 플랫폼과 AI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개별 언론사가 데이터 가격을 협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처럼 집단 협상이나 법적 규제를 통해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사가 선제적으로 데이터 가치 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활용 범위와 가격을 설정하는 협상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AI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뉴스의 역할 역시 변화하고 있다. 정보 전달을 넘어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 환경에서 콘텐츠의 가치와 권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가 산업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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