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역사왜곡 논란, 국회 문턱 …방영 중단 청원 5만명 돌파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방송가를 넘어 국회 논의 절차로 이어지게 됐다. 드라마의 방영 중단과 관련 콘텐츠 폐기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올라온 ‘역사 왜곡, 동북공정 논란 드라마 방영 중단 및 미디어 플랫폼 내 콘텐츠 폐기 조치 요청’ 청원은 26일 정오 기준 5만17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식 청원으로 접수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넘겨진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가 왕실 칭호와 국가 위상, 복식 및 의례 표현 등에서 부적절한 설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제 장면이 단순한 고증 오류에 그치지 않고 한국사의 정체성과 문화적 상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방송 중단과 함께 VOD 및 국내외 OTT 플랫폼에서의 서비스 중단까지 요구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종영을 앞두고 방송된 장면이 있다. 극 중 인물이 즉위식에서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등장하고, 신하들이 그를 향해 ‘천세’를 외치는 대목이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비판이 확산됐다. 일부 시청자와 역사 관련 단체들은 이 같은 표현이 조선 왕실의 위상과 맞지 않으며, 주변국의 역사 해석 논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라는 가상 설정을 바탕으로 신분 차이를 넘어서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후반부에 불거진 역사 고증 논란으로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제작진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 입장을 내고 문제가 된 장면의 재편집을 약속했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도 종영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족함으로 논란이 발생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청원이 국회 회부 기준을 넘어서면서 논란은 단순한 시청자 항의를 넘어 제도권 논의 대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해당 청원은 앞으로 국회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치게 되며, 이후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될 경우 정부나 관계 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방송 중단이나 콘텐츠 폐기 조치로 이어질지는 향후 심사 과정과 관련 기관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번 사안은 창작물의 표현 자유와 역사적 상징을 다루는 제작 책임 사이의 균형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가상 세계관을 내세운 드라마라 하더라도 실제 역사와 문화적 상징을 차용하는 순간, 대중은 단순한 허구 이상의 책임을 요구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