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사흘 만에 전 직장 침입한 50대…절도·기물파손에 하이패스 카드 무단 사용까지

퇴사한 직장에 불만을 품고 심야 시간대 회사를 몰래 찾아가 물건을 훔치고 설비를 훼손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동료들과의 갈등 끝에 회사를 그만둔 뒤 불과 사흘 만에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단순 절도를 넘어 전 직장을 겨냥한 보복성 범행이라는 점이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서지혜 판사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기소된 52세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새벽 시간대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제조업체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약 270만 원 상당의 에어컨과 공구 등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용접기 스위치선 등을 훼손해 회사 설비에 피해를 입힌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범행은 절도와 기물 파손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전 직장 동료의 화물차에서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 안에 있던 선불 카드를 빼낸 뒤, 이를 22차례 사용해 총 4만6600원을 무단 결제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씨에게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와 함께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3월 해당 제조업체에 입사했으나, 직장 동료들과 갈등을 겪은 끝에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회사와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고 퇴사 직후부터 심야 시간대를 노려 전 직장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시점과 대상, 방식 등을 고려하면 감정적 불만이 실제 범죄로 이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장 내 불화를 이유로 야간에 전 직장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고 설비를 파손한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간에 건조물에 침입한 점,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범행한 점, 수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한 점 등이 불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됐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 이에 실형 대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를 통해 재범 방지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직장 내 갈등이 퇴사 이후에도 해소되지 못한 채 범죄로 번진 사례다. 개인적 불만이나 감정적 충돌이 있더라도 이를 절도나 파손, 무단 결제와 같은 방식으로 표출할 경우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법원은 피해 회복과 합의를 양형에 반영하면서도, 전 직장을 상대로 한 반복적 야간 침입과 재산 피해 행위에는 분명한 책임을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