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세연 ‘소년원 발언’ 1심 무죄…2심 뒤집히며 법리 논쟁 재점화

[ 강용석-김세의 후원 모금 독려 포스터 갈무리. 사진 김세의 SNS 캡처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이재명 대통령 관련 발언을 둘러싼 1·2심 판단이 엇갈리면서, 허위사실 공표와 의견 표현의 경계에 대한 법리 논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가세연 출연진이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소년원에 다녀왔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을 공표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라고 보고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소년원 발언’을 구체적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표현이 범죄 전력을 단정하기보다 부정적 이미지를 암시하는 수준의 의혹 제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발언 형식과 표현 방식에 무게를 둔 판단이다.

같은 사건에서도 판단은 나뉘었다. ‘불륜’ 관련 발언은 객관적 근거 없이 민감한 내용을 공표한 것으로 보고 유죄로 판단해 강용석 변호사에게 벌금 1000만 원, 김세의 대표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뒤집혔다. 서울고법 형사6-1부는 ‘소년원 발언’이 일반 유권자에게 특정 범죄 전력이 있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고 봤다. 표현 형식과 관계없이 발언이 전달되는 효과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준법 의식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강용석 변호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동일 발언을 두고 법원이 서로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심은 표현 형식과 발언의 외형을 기준으로 판단했고, 2심은 발언이 실제로 수용되는 방식과 사회적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핵심 쟁점이 ‘사실 적시’와 ‘의혹 제기’의 구분에 있다고 본다. 의혹 제기 형식을 취하더라도 구체적 사실로 받아들여질 경우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법리 충돌은 표현의 자유와 허위사실 공표 규제 사이 긴장과 맞닿아 있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비판은 공적 관심 사안으로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특히 의혹 제기나 평가적 표현은 사실 적시와 구분되는 영역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는 보호 대상이 된다는 것이 기존 판례 흐름이다.

반면 허위 사실이 공표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필요성도 인정된다. 후보자의 범죄 전력이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전달될 경우 유권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 공표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쟁점은 ‘의혹 제기’와 ‘사실 적시’의 경계다. 표현 형식상 단정이 아니라 의혹 제기 형태를 취하더라도, 일반 수용자가 이를 구체적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1심은 표현 형식을, 2심은 전달 효과를 각각 기준으로 삼으면서 판단이 엇갈렸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경계가 더욱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사실과 의견, 추정이 혼합된 형태로 콘텐츠가 생산되고 빠르게 확산된다.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를 넓게 인정할 경우 허위정보 확산 위험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정치적 표현과 비판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의 기준 설정이 중요한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번 판결은 유튜브와 온라인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사실과 의견의 구분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무적 기준도 함께 제시한다. 단순한 의혹 제기 형식을 취하더라도, 시청자가 이를 구체적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면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판결을 반면교사 삼아 콘텐츠 제작에서는 우선 사실 확인 절차가 핵심 요소로 꼽힌다. 제보나 2차 정보에 의존할 경우 최소한의 교차 검증이 이뤄져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단정적 표현 대신 추정 또는 의견으로 명확히 구분해 전달해야 한다.

특히 교차 검증 절차가 중요하다. 제보나 온라인 게시글을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일 내용을 최소 두 개 이상의 독립된 출처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사기관 발표, 판결문, 공식 기록 등 1차 자료를 우선 확인하고, 당사자 또는 관련자 입장을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 기본으로 제시된다.

영상이나 캡처 이미지의 경우 촬영 시점과 출처를 확인하고, 편집 여부나 맥락이 왜곡되지 않았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특정 주장에 대해 반박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도 함께 제시해 사실 판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요구된다.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정보는 보도나 콘텐츠에서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았다’거나 ‘주장이 제기됐다’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정보를 공개할 경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명예훼손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표현 방식도 중요하다. 특정인의 범죄 전력이나 사생활을 암시하는 표현은 단정이 아니더라도 사실 적시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맥락과 표현 강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목과 썸네일, 자막 등 시청자가 처음 접하는 요소 역시 전체 메시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콘텐츠 형식이 다양해졌더라도 법적 판단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 이번 판결에서 다시 확인됐다.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에서의 기준 설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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