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민주당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발…“보도·제보 막힐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두고 언론 현업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계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허위정보 대응이라는 취지와 별개로 권력 감시와 공익 제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4단체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숙의 과정을 거친 재논의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규제 대상이 되는 ‘허위조작정보’의 범위와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넓고 모호해 표현의 자유와 언론 활동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타인을 해할 의도’, 즉 악의를 어떻게 추정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언론단체들은 법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았거나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가 취재원 보호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해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익 제보와 탐사보도는 본질적으로 누군가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는 만큼, 이런 규정이 제보와 보도 자체를 움츠러들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력자나 대기업의 이른바 ‘입막음 소송’을 막기 위한 장치로 거론되는 제도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계는 소송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언론사는 장기간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그 자체가 위축 효과를 낳는다고 본다. 여기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권한까지 결합될 경우 행정 규제가 언론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허위조작 보도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로 추진해 왔다. 지난 10월 20일 공개된 개정안은 악의적인 허위조작 보도 등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후 국회 본회의 상정과 필리버스터 국면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커졌다.
언론계의 공통된 요구는 법 취지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용 대상과 범위, 면책 요건, 표현의 자유 보호 장치를 처음부터 다시 정교하게 설계하자는 데 있다. 언론단체들은 속도전식 입법보다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현행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